효성그룹의 '소재 3총사'로 불리는 효성티앤씨(298020),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298000)의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이르면 이달 단행될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들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세대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통상 효성그룹은 1~2월에 정기 인사를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인사를 서둘러 실시해 내년도 경영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1월 중에는 인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 황정모 효성첨단소재 대표,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의 연임 여부다. 이들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연임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한 차례 재선임됐던 대표들의 경우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섭 대표, 황정모 대표는 2018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다 2020년 한 차례 재선임된 바 있다. 이건종 대표는 2020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대표 3명 모두 재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고려해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이끌고 있는 소재 계열사 3곳 모두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효성그룹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효성티앤씨의 경우 매 분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스판덱스 사업부문의 호조세 덕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올해 연결 기준 1조4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인데, 이는 작년 대비 430% 높은 수준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대비 1285% 오른 4739억원이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타이어 업황이 개선되면서 주력 상품인 타이어보강재의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 효성화학 역시 작년 대비 265% 오른 2222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이 50% 이상 상승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마스크와 주사기의 주원료인데,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 3명은 모두 '기술통'으로 꼽힌다. '기술 경영 전략'을 중시하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모두 직접 선임했다. 효성티앤씨를 이끌고 있는 김용섭 대표는 그룹 내에서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1985년 효성그룹 섬유소재연구실에 입사한 김 대표는 원사 한 우물만 파온 연구개발(R&D) 전문가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섬유 공장이 가동을 멈췄을 때, 오히려 가동률을 높이고 해외 영업을 확대해 스판덱스 글로벌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황정모 효성첨단소재 대표는 1982년 효성그룹의 모태인 동양나이론에 입사해 울산공장 인력운영팀장, 나이론원사PU 울산공장장, 가흥 화섬법인 총경리 등을 역임했다. 2006년 타이어보강재PU(퍼포먼스유닛) 울산공장장을 맡으면서 효성첨단소재의 대표 상품인 '타이어코드' 사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건종 효성화학 대표는 화학 분야 박사 학위를 갖춘 대표적인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를 거치면서 오랜 시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특수가스 전문 업체인 원익머티리얼즈에서 대표이사를 하며 화학 신소재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 경영인으로 통한다.
재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은 조홍제 선대회장부터,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가 기술 경영을 중시하고 있어 인사에서도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