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예상치 못한 위기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장기적 관점으로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팬데믹 대변혁 속에서 2030년을 전망한 이유다. 이코노미조선이 미래학자 6인에 조언을 구해 뽑은 키워드 ‘경험경제, 생명연장, 인공지능(AI), 탄소중립, 부의 이동, 신흥국’에서 기회를 모색해보자. [편집자주]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창업자·전무이사 겸 선임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미래의 가장 큰 위기는 인구 감소다. 앞으로 나이지리아, 콩고,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앙골라, 파키스탄 6개국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반면 한국, 일본, 중국, 브라질, 태국, 이탈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스페인을 포함한 23개국 이상은 2100년까지 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인구 통계 변화로 전 세계 수요와 공급 균형이 뒤흔들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지만, 동시에 기회도 있을 것이다.”

‘이코노미조선’은 11월 16일 서면을 통해 ‘미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창업자에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의 위기와 기회를 물었다. 프레이 소장은 “5차, 6차 산업혁명은 유전자편집(CRISPR·유전자가위 원천특허) 기술로 탄생할 초인(Super Hu-mans) 및 우주 산업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제2차 세계대전보다도 훨씬 더 큰 비용이 투입된 역사상 가장 값비싼 위기였다”며 “다만, 이 암울한 상황에서도 더 나은 미래로 (기회를 잡아)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2006년 구글은 프레이 소장을 최고의 미래학자로 선정했다. 그는 미래학 싱크탱크인 다빈치연구소를 1997년 설립했다. 그는 IBM 엔지니어 출신으로 IQ 천재들의 모임인 트리플나인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팬데믹을 예상했나.

”팬데믹은 일부 예상된 사항이라 놀랍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전 세계가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공급망도 무너졌다.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은 수년간 이어질 것이다. 업무 변화도 야기했다. 가상 회의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으며 근로자 대부분은 이제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기업은 이를 보편화시키고 있다. 집에 대한 개념도 달라졌다. 집에서 일하고, 아이들을 교육하며 더 큰 집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배달 서비스의 중요성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가상 미팅이 대면 미팅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으며 외로움이라는 새로운 전염병이 퍼지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다음 혁명은 뭘까.

”5차, 6차 산업혁명은 초인의 탄생과 우주산업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유전자편집 기술로 유전자를 재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렸다. 조만간 임산부는 유전학자에게 찾아가 태아에게 어떤 유전자를 적용할지 논의할 것이다. 유전자편집을 통해 12세 어린이가 27개국에 능통하며, 박사학위 7개를 마치고 동시에 비디오게임 알고리즘을 코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초인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일반 사람보다 100배 많다. 초인 1명이 세계 경제에 평균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가치를 보탤 수 있다. 엄마들은 아이의 능력 향상을 위해 기꺼이 유전자편집에 돈을 지불할 것이다. 우주 혁명은 우주 관광, 우주 호텔, 위성 통신 네트워크, 우주 기반 발전소, 소행성 채굴, 달·화성에 식민지 건설을 포함한 우주 기반 산업 창출 전반을 말한다.”

윤리 측면에서 초인의 등장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일각에서는 유전자편집을 통해 초인이 탄생하는 것이 금지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이를 받아들일 것이다. 초인의 탄생이 세계 무대에서 갖는 이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슈퍼 유전자를 지닌 아이가 일반 아이와 함께 학교에 입학했을 때 벌어질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초인을 상대할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교육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학생 질문에 답하는 것은 물론 이들과 농담도 주고받는 ‘AI 대화 인터페이스’, 학생이 비밀을 털어놓는 친구이자 치료사·치어리더·보호자 역할을 해주는 ‘AI 버디봇’, 학생이 어떤 기술과 능력에 능숙하고 부족한지를 평가해주는 ‘AI 평가봇’, 학생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방법을 제안하고 안내하는 ‘AI 코치봇’, 충족되지 않은 호기심이 있을 때 해결책을 제안하는 ‘AI 선생봇’이 하나의 장치에 융합될 것이다.”

미래의 부(富)는 어느 분야에서 창출될까.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가 새로운 형태의 지식재산권으로 부를 창출할 것이다. 이외 △노화 방지 치료 △날씨 조절 △즉각 수면 △학습 과정을 단축한 즉시 학습 △중력 조절 △초고속 교통수단 △물질의 즉각적인 분해 △인간 복제 △로봇 서비스 △대용량 에너지 저장 △AI △소행성 채굴 기술 등이 적용된 신산업에서 억만장자가 탄생할 것이다.”

요즘 메타버스가 화두다. 미래에도 그럴까.

”우리는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에 초점을 맞춘 ‘경험경제’ 시대에 진입했다. 10년 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도 상품을 개인화하는 능력일 것이다. 경험경제 시대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기술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콘서트, 온라인 게임, 사무실은 시작일 뿐이다. 메타버스가 확장되면서 미래에는 가상 휴가를 떠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여행사를 통해 아프리카 사파리, 알래스카 유람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 인구 지역별 증가 추이

향후 10년 내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인구가 급증함과 동시에 AI 기반 학습 시스템이 널리 활용되며 2030년에는 교육 기업이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다. 이외 변화로는 아마존, 월마트, 홈디포,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사가 3~5년 내 암호화폐를 결제 방식으로 채택할 것이다. 동시에 주요 은행도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은행 대부분은 2030년까지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사람들은 주택, 자동차 구매 시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주요 신용카드사도 암호화폐를 지원할 것이다. 비자는 이미 이 방향으로 조치를 취했다.”

10년 후를 내다봤을 때 투자 시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나는 재테크 관련 조언을 하지는 않지만, 암호화폐처럼 기존 사업 모델에 혼란을 주는 전혀 다른 신산업이 탄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라. 신산업은 기존 전통 산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우리는 기존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마주하고 있다. 가령 자동차의 주원료가 전기로 바뀌기 위해서는 전 세계 10억 대의 자동차를 동시에 충전하기 위한 전기 송전망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의료 서비스는 제약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전통적인 부동산 시장은 가상 부동산은 물론 달과 화성으로까지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인에게 조언한다면.

”경쟁 우위의 핵심은 모든 효율성의 합이 아니라 모든 연결의 합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또 일자리를 자동화하는 기술은 신산업을 창출하는 것과 같다. 시대가 바뀌어도 문제가 있는 한, 직업과 일 모두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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