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퍼레이션(011760)이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 신기인터모빌의 실사를 완료했다. 이르면 연내 인수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신기인터모빌을 통해 기존 트레이딩 일변도에서 벗어나 정체돼 있던 매출 구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 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 씨의 외아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이 체질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5월 신기인터모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6개월 만에 정밀 실사를 마무리하고 본협상에 돌입했다. 인수 대상은 경영권을 포함해 신기인터모빌의 지분 70%로 알려졌다. 신기인터모빌은 자동차의 콘솔박스, 엔진커버, 휠가드 등 주로 고기능 경량화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1987년 현대차 협력업체로 등록된 뒤 30년 이상 현대차와 기아에 플라스틱 부품을 납품해오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신기인터모빌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조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러시아 최서단 칼리닌그라드에 'HY AUTO SOLUTION'(에이치와이 오토 솔루션)이란 이름의 해외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 자동차 부품용 플라스틱 사출 및 도장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들어설 칼리닌그라드에는 현대차, 기아뿐 아니라 BMW, 중국 제일자동차그룹(FAW)의 생산 공장이 있어 신기인터모빌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업계에선 신기인터모빌 인수가 완료될 경우 현대코퍼레이션의 승용 부품 사업부의 실적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부문은 크게 석유화학, 철강, 승용 부품, 상용에너지, 기계선박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승용 부품 사업부의 작년 매출액은 435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5.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신기인터모빌의 매출액은 3239억원, 영업이익은 73억원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해당 사업부에서만 매출이 약 74% 증가하는 셈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승용 부품 사업 등 제조업 분야에 진출한 이유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외형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설립 이후 줄곧 범(汎) 현대그룹의 수출입 창구 역할을 맡아왔다. 문제는 종합상사 업종이 중계 무역(트레이딩) 중심의 사업 구조 때문에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대코퍼레이션의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은 ▲0.86%(2016년) ▲0.79%(2017년) ▲1.07%(2018년) ▲1.02%(2019년) ▲1.15%(2020년)로 1% 안팎을 유지했다. 올해 증권가의 영업이익률 전망치도 1.00%로 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이같은 신사업 진출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과 합작해 차량용 알루미늄 단조 공장을 세운 데 이어 인도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가전용 철강 가공 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 늘렸다. 올해 3월에는 정관 목적사업에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제조와 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사명도 기존 현대종합상사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면서 '종합사업회사'로의 탈바꿈을 본격화했다.
1976년 현대코퍼레이션이(당시 현대종합상사)설립 이후 45년 만에 사명을 바꾼 데는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업종의 한계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다변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부품 제조는 물론 전기차 부품 제조, 신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현대코퍼레이션이 차량 부품 사업 외 친환경 에너지 사업 진출에 진출한 배경도 이같은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포석에서 비롯됐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9년 일본에 태양광발전법인을 설립한 뒤, 총 3개의 태양광발전을 사업 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태양광 4·5호단지가 내년 초 완공될 경우 현대코퍼레이션은 총 3500㎾(키로와트) 이상의 발전량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미국과 베트남의 태양광발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