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 이른바 '깐부쇼어링(Friendshoring)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오징어 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을 23일 발표했다. 무역협회는 2022년에 주목해야 할 통상이슈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편 가르기 본격화 ▲미·중의 '관리된 전략경쟁' 장기화 ▲자국 내 조치의 일방적인 초국경적 적용 확대 ▲상호의존 시대의 무역분쟁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둘러싼 통상갈등 증폭 등 5가지를 꼽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들이 각자도생의 공급망 구축에 나섰고, 특히 미국은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인도태평양 경제협력체제 구상을 언급했고, 최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역시 경제협력체를 위한 공식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기술패권' 관련 디지털 신기술 표준 제정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통상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되, 남용하지는 않는 '관리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가을 미국은 중간선거를, 중국은 전국대표대회를 치른다. 이 과정에서 미·중간 경쟁은 핵심물자 공급망 재편이나 동맹국 동원, 국제적 영향력 확대 등 복합적인 전략 경쟁의 양상으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또 미·중 간 팽팽한 줄다리기로 다자무역체제가 약화하자 개별 국가가 자국의 법률과 조치를 일방적으로 타국에 적용하는 현상이 세계적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통상법 301조, 수출통제규정과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이다. 앞으로 환경, 디지털 등 새로운 통상분야에서 자국법의 일방주의적 시행이 국가 간 정책 충돌과 통상 마찰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올해 격화한 호주와 중국 간 무역갈등 사례처럼 중국의 경제제재 빈도가 늘고 대상도 넓어질 가능성도 크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편에서 총대를 멘 호주가 중국의 보복에 맞닥뜨렸듯, 반중 국가연합이 확대될 경우 중국을 둘러싼 통상분쟁 역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