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대표이사 사장의 '멘토'로 꼽히는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이사가 최근 한화(000880)그룹 승계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너지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그룹 내에서는 김희철 대표가 한화그룹의 3세 승계작업의 '키맨(key man·중심 인물)'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희철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현 정인섭 대표이사는 신재생에너지를 담당하고 김희철 대표는 지주부문을 총괄한다. 한화에너지는 "지주부문을 담당했던 김영욱 부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김희철 대표를 공동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김희철 대표가 한화그룹 승계를 책임질 키맨이 됐다는 분석이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 승계 작업의 핵심 계열사다.
김희철 대표는 지난 8월 인사에서 한화임팩트(당시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취임 후 한달만에 한화종합화학을 투자전문회사인 한화투자임팩트로 탈바꿈했다. 한화임팩트는 신기술을 발굴·투자를 통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임팩트는 2018년 4720억원, 2019년 2450억원, 지난해 228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2015년 이후 6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매해 흑자를 내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2조67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 2015년 마지막 배당률이 21.9%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500억원의 배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에너지의 한화임팩트 지분율은 9월 말 현재 52%다.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이 소유하고 있던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하면서 그룹 승계 작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계열사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사장(50%)과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부사장(25%),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25%) 등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화의 지분을 계속 매입하면서 3세 승계를 지원하고 있다. 한화임팩트가 신사업 투자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 모회사인 한화에너지에 배당을 하면 이 자금은 세 형제의 ㈜한화 지배력 확대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희철 사장이 이런 구상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김희철 대표는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와 함께 김동관 사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김희철 대표는 김동관 사장의 '태양광 멘토'로 통한다. 김동관 사장이 태양광을 새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2010년 한화솔라원을 통해 시장에 진출했을 때 김희철 사장이 사업 안착에 함께 힘썼다. 이듬해 김동관 사장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이동하자 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로 있던 김희철 대표도 이 회사 경영총괄책임 임원으로 옮겼다.
김희철 대표는 이후 한화솔라원 중국법인 대표이사, 한화큐셀 대표 등을 역임하며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책임졌다. 이런 인연 덕분에 오너 일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희철 대표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3세 승계 구상을 총괄할 경우 김동관 사장은 신사업에 몰두하며 경영 성과를 내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