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004020) 등이 올해 3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제강사 제품을 가공·판매·유통하는 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동스틸(048470)은 올해 3분기에 매출 403억원, 영업이익 54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4억5000만원)보다 12배가량 뛰었다.
다른 유가증권시장(코스피)·코스닥 상장 열연강판 가공·판매·유통사들의 실적도 좋았다. 동양에스텍(060380)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11억6000만원에서 올해 77억7000만원으로 6.7배 늘었다. 같은 기간 삼현철강(017480)은 18억1000만원에서 80억4000만원으로 4.4배, 문배철강(008420)은 영업이익이 8억3000만원에서 31억3000만원으로 3.8배 늘었다. 한일철강은 64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철강 가공·판매·유통사들은 제강사에서 생산한 코일형태의 강판을 수요자가 원하는 규격이나 형태로 전단·절단해 판다. 수익의 핵심은 유통마진이다. 철광석 상승에 따라 제강사 출하가와 유통 판매가가 연쇄적으로 치솟으면서 가공·판매·유통 업체들의 수익성도 좋아졌다. 올해 3분기 열연강판의 유통가는 평균 톤당 120만원을 웃돌았는데, 지난해 3분기 평균 61만원의 2배 수준이다.
냉연 유통가도 지난해 3분기 70만원 안팎에서 올해 3분기 130만원대까지 뛰면서 냉연 가공·판매·유통사들도 호실적을 거뒀다. 부국철강(026940)은 올해 3분기 매출 435억원, 영업이익 22억1000만원을 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7억3000만원)의 3배다. 같은 기간 금강철강(053260)은 10억6000만원에서 21억원으로 2배, 대창스틸(140520)은 11억3000만원에서 12억4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가공·판매·유통사들에게 재고가 쌓이는 것은 늘 위험부담이다. 경남스틸(039240)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은 90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00억원 가까이 늘었지만, 재고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철강 가공·판매·유통사들은 4분기 들어 판매가 주춤하면서 긴장하고 있다. 이달 들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유통가 모두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철강제품 가격은 평년보다 고점이고 수익성도 좋은 편"이라면서도 "재고 소진 속도가 떨어지고 있어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한 올해와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날 열린 '2022 철강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 수요는 5500만톤 수준으로 코로나 이전치를 웃돌 것"이라면서도 "코로나 기저효과 축소로 전체 철강 수요 증가는 1%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