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3분기 들어 정유주 투자를 확대한 가운데 국내 정유주인 에쓰오일(S-Oil(010950))과 SK이노베이션(096770) 등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지 주목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도 개선되고 있지만, 이들 종목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내년에도 정유업계의 업황은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주의 대표 종목 중 하나인 에쓰오일 주가는 지난달 5일 11만7500원을 기록한 후 한달 새 20% 넘게 하락했다. 정유사업이 본업인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5일(27만원) 이후 20% 가까이 떨어졌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에 정유주 투자를 늘렸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별 보유 주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위 정유사인 셰브론의 투자 규모가 2310만주에서 2870만주로 확대됐다. 이는 총 29억1000만달러(약 3조4358억원)어치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셰브론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20일 95달러 안팎이던 셰브론 주가는 이달 중순까지 20% 넘게 올랐다.
올해 1, 2분기에 셰브론 비중을 줄였던 버핏은 하반기 들어 정유업계 업황이 개선된 것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지난 8월 20일 배럴당 67.6달러(두바이유 기준)에서 지난달 26일 83.23달러까지 오르는 등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억눌렸던 석유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점, 중국이 전력난으로 석유 수출에 제한이 걸린 점 등은 정유업계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의 회복을 견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존 릭비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셰브론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의견으로 상향 조정하며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정작 공급은 수년간의 투자 부족으로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UBS는 셰브론의 목표주가를 110달러에서 125달러로 올렸다.
국내 정유주 역시 내년에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유 설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다. 중국 정유설비가 구조조정되고 석유제품 수출량이 축소되면 국내 정유업계 공장 가동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에쓰오일에 대해 "내년 영업이익을 사상 최대치인 2조50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내년 주가수익비율(PER) 6.6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38배로 절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