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SK가스(018670)E1(017940)이 올해 들어 급등한 국제 LPG 가격 때문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인상 요인을 국내 가격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내 LPG 수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용 LPG까지 가격경쟁력에서 나프타에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LPG 차량까지 줄고 있어 LPG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1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60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E1은 1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올해 손실폭이 커졌다. E1은 2분기까지만 해도 421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었지만 3분기에 반년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손실을 냈다. SK가스 역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178억원)대비 29.2% 줄어든 355억원에 그쳤다.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탑승장에서 개인택시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LPG 수입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SK가스와 E1이 맥을 못추는 이유는 급격히 인상된 국제 LPG 가격(CP)에서 찾을 수 있다. CP를 기반으로 국내 공급가격이 책정되는만큼 CP가 오르면 인상분을 국내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데, 'LPG는 서민연료'라는 인식 탓에 가격을 충분히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지난달 기준 프로판과 부탄 가격을 각각 톤(t)당 132.5달러씩 올렸다. 지난 5월과 비교하면 각각 62%, 67%씩 높아졌다. 여기에 해상운임과 환율 등 비용 상승까지 고려하면 ㎏당 200~300원가량의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SK가스와 E1은 이달 LPG 공급가격을 전월 대비 165원씩 올리는 데 그쳤다.

석유화학용 LPG가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도 LPG 수입업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업체들은 플라스틱을 생산할 때 나프타나 LPG를 원료로 사용한다. 현재 국내 LPG 수요는 석유화학용이 48%로 가장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은 LPG 가격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나프타보다 가격 경쟁력이 좋았는데, 올해는 LPG 가격이 올라 나프타 대비 경쟁력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E1은 3분기 석유화학용 LPG를 114만t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30만t) 대비 3% 감소한 수준이다.

전체 LPG 수요 중 25%를 차지하는 수송용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LPG 차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LPG 연료를 주로 쓰는 택시 운행 역시 코로나 사태에서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LPG 차량 등록대수는 195만3828대로 지난 6월 말(196만3249대)보다 0.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상황이 개선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