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POSCO)그룹이 계열사별로 나뉜 물류 역량을 '포스코터미날'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정부와 업계 반대로 물류 자회사를 접은 지 1년 만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일본 미쓰이물산이 보유한 포스코터미날 지분 인수에 나섰다. 포스코와 미쓰이물산은 2003년 각각 지분 51%와 49%를 투자해 포스코터미날을 세웠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터미날 지분을 인수하는 대로 각 그룹사로 흩어져 있는 물류 조직·인력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만 해도 연간 움직이는 물류량이 1억톤이 넘는 만큼, 포스코케미칼이나 포스코강판 등 계열사 물류 기능을 통합해 당연히 비용을 줄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터미날은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CTS(대량화물유통체제)사업을 해왔다. 화물을 외국 원산지로부터 대형선으로 수송한 뒤 포항·광양에 하역하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465억원, 영업이익은 158억원 수준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8월에도 물류 통합회사를 세우려 시도했으나,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흐지부지됐다. 물류통합태스크포스(TF)도 해산했다. 다만 물류통합TF를 이끌던 김복태 전무가 올해 포스코터미날 대표로 가면서 물류 통합회사의 불씨가 살아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문제는 그동안 해송·육송사업을 해오던 포스코터미날로 포스코그룹의 물류가 통합되더라도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국내 최대 화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아직 사업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물류 사업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