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빅스포)' 개막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한국전력(015760) 등 6개 전력공기업이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10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1'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탄소중립에서 과학기술이 불가결하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이 원전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탄소중립위는 원전을 사실상 배제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비율을 70.8%로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형적 조건과 기후환경을 감안할 때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탄소중립 2050의 핵심 대책으로 원전을 늘리기로 했다. 중국은 앞으로 15년 동안 150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보도됐다"며 "이처럼 원전을 축소하려던 나라들이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원전 없이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두산중공업이 미국의 누스케일파워와 협력해 루마니아에 원전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특화된 한국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2050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도전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제시한 탄소 감축 계획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