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보유한 빌딩 등을 관리하는 자회사 S&I코퍼레이션 부동산시설관리(FM)사업부 매각에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대거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 사업의 성장성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PEF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는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르면 이번주 내로 S&I FM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LG는 오는 연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S&I FM사업부 본입찰에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맥쿼리자산운용(맥쿼리PE), IMM PE, 이도·LK인베스트먼트·KB증권PE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IB업계에서는 LG와 인수합병(M&A) 경험이 있는 어피너티와 맥쿼리를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어피너티는 2019년 LG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업체 서브원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LG그룹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 목적으로 서브원을 물적분할해 MRO 부문을 매각했다. S&I도 FM사업부와 건설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매각하는 방식이라 서브원 매각과 유사한 구조다. 서브원에서 부동산 관리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가 S&I다. 당시 어피너티는 서브원 지분 60.1%(120만2000주)를 6021억원에 인수했다. 어피너티는 서브원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S&I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맥쿼리는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은 2019년 LG CNS 지분율을 84%에서 50% 이하로 떨어뜨리기 위해 소수 지분 매각을 진행했다. 당시 맥쿼리는 LG CNS 지분 35%를 1조원 가량에 인수하면서 LG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폐기물 처리 및 부동산 전문 업체인 '이도'는 범 LG가 인사가 매각에 참여하고 있다. 이도는 상업 시설과 프라임급 오피스에 대한 자산·임대·시설 관리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LK인베스트먼트는 범 LG그룹 일가인 구본욱 대표 산하의 투자전문회사다. 구본욱 대표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친동생인 구철회 씨의 손자다.

IMM PE는 LG그룹과의 연결고리가 약한 편으로 평가받는다. 올초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이 LG화학(051910)과 배터리 분야에 투자하는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LG는 S&I FM사업부 보유 지분 100% 가운데 60% 가량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예상 매각가를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S&I FM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5439억원, 상반기 매출은 323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부분이 LG그룹 계열사에서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고 LG와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S&I FM사업부는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현재 시장 예상가는 3000억원 중반이지만, 본입찰이 흥행하면서 4000억원까지 매각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