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함께 해인사와 통도사를 잇달아 방문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해인사에 ‘디지털 반야심경’을 선물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 책자를 고화질로 촬영한 뒤 다시 책으로 만든 것이다. 홍 전 관장은 해인사 관계자들에게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를 언급하며 디지털 기술 발전 덕에 좋은 전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4일 재계와 BTN 불교TV 등에 따르면 홍 전 관장은 지난 1일 해인사를 방문해 방장 스님에게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반야심경’을 디지털로 제작한 책을 선물했다. 원본 반야심경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해인사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고(故) 이건희 회장의 49재 봉행식을 연 곳이다. 홍 전 관장은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해인사를 방문해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YONHAP PHOTO-3711> 이재용 부회장, 창립기념일에 해인사 방문 (합천=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창립 52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찾아 방장스님 퇴설당에서 차담을 나누고 있다. 2021.11.2 [해인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mage@yna.co.kr/2021-11-02 18:09:55/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선물을 전달하면서 홍 전 관장은 ‘메타버스’를 언급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홍 전 관장은 방장 스님에게 “디지털 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이를 활용해 학예사들이 좋은 전시를 얼마든지 꾸밀 수 있게 됐다”며 “가상공간이 생기면 (VR 기기를 쓰는 동작을 하며) 그 속에서 리움 컬렉션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곧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것과 네 것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리움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의 메타버스관 개관을 추진하고 있다. 3차원 공간에 미술품을 전시해놓고 VR 기기 등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재단은 ‘메타리움(meta. LEEUM)’이라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기도 했다.

디지털 반야심경을 받은 방장 스님은 “책을 이렇게 만드니 희한하다”며 놀라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