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의 2인자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COO·최고운영책임자)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수장을 맡게 되면서 그의 후임 인선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대신해 외부 공식 행사에 참석하며 사실상 'LG그룹의 얼굴'로 통했다. 구 회장이 ㈜LG 단독 대표를 맡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권 부회장의 LG에너지솔루션 이동에 맞춰 그의 후임도 정해질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다음 달 11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LG에너지솔루션 사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권 부회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LG 대표이사 자리는 LG에너지솔루션 임시주총에 맞춰 후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2018년 6월 구광모 경영체제가 출범하면서 그 해 7월부터 ㈜LG 대표이사를 맡아 구 회장을 보좌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학철 LG화학(051910) 대표이사 부회장이 권 부회장 후임으로 거론된다. 권 부회장과 마찬자기로 부회장을 맡고 있고, 구 회장의 신임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기업 3M에서 수석부회장을 지내다가 2018년 LG그룹 부회장단으로 합류했다. 당시 구 회장이 직접 신 부회장을 만나 영입 설득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수장이 바뀌는 상황에서 모회사인 LG화학 대표이사까지 함께 교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그룹 내부의 중론이다. 그룹의 부회장 3인방 중 한명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역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지주 이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 사장. /각사 제공

내부에선 권봉석 LG전자(066570) 대표이사 사장의 승진 가능성도 나온다. 권 사장은 구 회장과 2014년 LG 시너지팀에서 함께 일했었다. 구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력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2019년 11월 50대 LG전자 사장으로 발탁되면서 구 회장이 진행한 LG 세대교체 작업의 상징적 인물로도 꼽힌다.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역시 유력 후보로 꼽힌다. 홍 사장은 세계 3대 컨설팅회사 중 하나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정보통신부문 대표를 지내다가 2018년 LG로 이직했다. LG전자와 ㈜LG의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합작설립 등 그룹의 굵직한 M&A와 글로벌 투자가 홍 사장의 손을 거쳤다. 구 회장이 ㈜LG의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홍 사장을 영입한 만큼 그의 대표이사 승진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 구 회장 취임 후 CEO에 오른 정호영 LG디스플레이(034220) 대표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룹 내에서는 권 부회장 이동과 후임 인선에 맞춰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 개편 및 외부 인사의 깜짝 영입 발표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을 택했다는 것은 구광모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어 권 부회장도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구 회장이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손발이 맞는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