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가 열린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위로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가 날았다. 이들은 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하늘에 하트를 그리고, 태극문양을 만들었다. 아슬아슬한 곡예비행도 이어졌다. 부딪힐것 같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지나치는 교차비행을 포함해 수직 상승 및 하강, 아치·다이아몬드·독수리모양 기동 등 다양한 특수기동을 선보였다.

이날 화려한 곡예비행을 선보인 블랙이글스는 T-50을 개조한 T-50B 8대로 구성됐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만든 국산 고등훈련기 T-50은 세계 12번째 초음속 비행기이자 수출 효자 비행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2년 동안 판로가 막혔다가, 올해 들어 태국 등으로 수출길이 다시 열렸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시범 및 특수비행 / 조선비즈

올해 들어 한국을 비롯해 각국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취소·연기됐던 글로벌 방산전시회가 열리자 국내 방산업체들이 수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ADEX에 한화(000880)그룹, KAI, 현대로템(064350), LIG넥스원(079550) 등 주요 기업들이 모두 참가할 예정이다. ADEX는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산 분야 전문 종합 무역 전시회다. 국내 항공우주산업과 방위 산업의 수출 활동을 증진하고 선진 항공우주기술 교류를 촉진하는 것이 목표로, 격년으로 열린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최하고, 국무총리가 명예 대회장이다.

이날 찾은 서울 ADEX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8개국에서 440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들은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는 부스를 정비하는 등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실내 전시관에는 수소 연료 대형 드론, 우주개발 관련 장비, 유무인 복합체계 장비 등 개발 예정인 신기술 제품이 전시됐다. 야외 전시장에는 수출 주력품목인 FA-50을 비롯해 K2 전차, K9 자주포 등 31종 34대의 지상장비도 선보였다. 민수 분야에서는 UAM(도심 항공 교통)과 KPS(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K2 전차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수출성사 여부였다. 2년 전 개최된 ADEX 2019 때는 G2B(정부 대 기업 미팅) 1040여건, B2B(기업 대 기업 미팅) 1450여건이 주선된 바 있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와 레드백, 현대로템의 K2 전차, KAI의 소형무장헬기(LAH) 등이 수출 가능성이 큰 제품군으로 꼽혔다. 이번 전시회에선 K9 자주포에 완전 자동화 포탑 등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K9A2 자주포와 노르웨이형 K2 전차인 ‘K2NO’ 등이 처음 공개된다.

전시회는 방산업계의 대표적인 ‘수출 통로’다. 그러나 지난해 전시회 대부분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열리거나 규모가 축소되면서 해외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온라인으론 실제 무기를 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데다 참여하는 국가도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11월 오프라인으로 열렸지만, 예전만큼 해외 바이어가 참석하지 못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마무리 짓지 못한 대규모 계약이 올해엔 이뤄질 기대감이 조금씩 나온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큰 전시회인 만큼 기존 수출 효자 품목 외에도 새로운 계약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미7공군 소속 Ryan R. Montanez(리안 몬타네즈), 김영수 국방부 ADEX 지원 TF(태스크포스)장, 이종호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장, 양문환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본부장, 김정곤 육군 ADEX 지원단장, 김정하 공군본부 에어쇼기획실 비행팀장. /정민하 기자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는 이번 전시회에서 기업들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시회 기간 중 해외 국방부 장관, 참모총장, 획득청장 등 고위 관료와 장성 등 45개국 300여명이 방한해 군사외교 협력과 함께 방위산업 수출 상담에 임한다. 국방부는 국내 업체의 수출 마케팅 활동 지원을 위해 방한하는 해외 대표단과 G2B(정부 대 기업) 미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B2B(기업 대 기업) 미팅 매칭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군 대표단과 참가업체가 만날 수 있는 세미나 및 포럼도 마련된다.

이종호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장은 이날 “해외 각국의 고위관료와 장성 등이 방문해 활발한 군사 외교는 물론 수출 추진 품목에 대한 실질적인 비즈니스 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19∼22일 관련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며 초등학생 이상 일반인은 사전 예매 후 23일 하루만 입장할 수 있다. 모든 방문객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났거나, 최근 72시간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