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른 지난 1년간 그룹 시가총액이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전체 시가총액은 정 회장 취임 하루 전인 지난해 10월 13일 105조8000억원(종가 기준)에서 약 1년 뒤인 지난 8일 136조1000억원으로 30조3000억원(28.7%) 증가했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 타운홀미팅을 갖고 직원들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현대차 제공

그룹 전체 시총은 현대차와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와 우선주 등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해 있는 17개 종목의 시총을 합한 규모다. 증가 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 폭(23.0%)보다도 크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3곳의 시총 합은 81조원에서 102조2000억원으로 21조2000억원(26.1%) 늘었다.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77%에서 75%로 소폭 줄어들었다.

기아의 경우 주가가 5만300원에서 8만1900원으로 급등해 시총도 20조3000억원에서 33조2000억원으로 62.8% 급증했다. 미국 시장에서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이 그룹 상장사 중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해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심을 받은 현대글로비스(23.29%) 주가는 16만5000원에서 17만2000원으로, 시총(6조1000억원→6조4000억원)은 4.2% 각각 증가했다. 정 회장이 보유한 전체 주식 가치는 1년 전 3조512억원에서 3조6690억원으로 20.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주요 4대 그룹 중에서는 사실상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은 570조3000억원에서 684조8000억원으로 20.0% 커졌고, LG(003550)그룹은 119조7000억원에서 137조4000억원으로 14.9% 불어났다.

SK(034730)그룹의 경우 140조원에서 192조4000억원으로 37.1% 늘어났다. 다만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바이오팜(326030), SK리츠(395400) 등이 상장한 영향으로, 이들 4개 종목의 시총 합(40조원)을 뺀 증가율은 8.6%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