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대장주 자리를 놓고 LG화학과 경쟁하는 삼성SDI(006400)가 3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라면 삼성SDI는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가 증권사의 삼성SDI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 3조5495억원, 영업이익 34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21%, 30.7% 증가한 수치다.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나오면 삼성SDI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에 3조3343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분기 기준 매출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3분기에는 특히 소형전지 부문의 선전이 기대된다. 전기차와 전공동구, 전기자전거 등에 탑재되는 소형 원형전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판매가도 오르고 있다. 지난 2분기부터 배터리 출하가 본격화된 미국 전기차스타트업 리비안(Rivian) 수요도 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ㅇ[ 4283억73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컨센서스 상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777억원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 전기차 배터리 매출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에 삼성SDI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추가 수주에서 리비안과 스텔란티스가 부각되고 있고, 삼성SDI의 미국 현지 공장 건설 계획도 진행 중에 있다"며 "각형 배터리 전략을 취한 폭스바겐의 북미용 배터리 물량 공급이 가시화될 경우 추가 증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에 1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7243억원) 대비 25% 수준이다.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EV의 배터리 추가 리콜 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앞서 GM은 지난 7월 볼트EV 6만9000대의 리콜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 추가로 7만3000대 리콜을 결정했다. LG측은 6만9000대 리콜 비용을 2분기 실적에 반영했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3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1~2분기에 비해 적자 폭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1767억원의 적자를, 2분기에는 97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3분기에 적자 규모가 64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을 분사해 다음달 1일 SK배터리(가칭)를 출범한다. SK배터리는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 분사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하락하고, 배터리 화재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연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별다른 악재가 없던 삼성SDI는 배터리 대장주로 등극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말 2차전지 대장주였던 LG화학(051910)을 제치고 시총 6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전지의 이익 확대와 함께 전사 영업이익은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4282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