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이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의 지분 100%를 16억달러(약 1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DL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로, DL케미칼은 신성장 사업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크레이튼은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 13개 생산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6300만달러(약 1조8400억원),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2억6200만달러(약 3100억원)를 기록했다. DL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이 8134억원, 영업이익이 64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덩치가 두 배가량 큰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그룹의 중심축을 건설에서 석유화학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다. DL케미칼 관계자는 "크레이튼이 생산하는 SBC는 높은 품질로 합성고무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다"며 "이번 인수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도 유명하다. 크레이튼의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t)으로 바이오 디젤 등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 및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전통 석유화학기업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및 바이오 케미칼 시장의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판단이다.
또 스페셜티 합성고무 및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도 실행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지난해 크레이튼의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 6월엔 카리플렉스 브라질 공장 증설작업을 마무리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올해는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운영하고 있는 전세계 생산 거점과 글로벌 판매망,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DL케미칼의 석유화학사업 운영능력과 기술력을 접목해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전략이다. 또한 크레이튼의 글로벌 R&D센터를 적극 활용해 친환경 소재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을 담보할 예정이다. DL케미칼 관계자는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검토해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위상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