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하이브(352820)(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리듬 게임 자회사 수퍼브를 흡수합병하고 사내 게임 개발팀을 꾸리는 등 다음 먹거리로 게임을 낙점했다. 과거 넥슨코리아 대표를 지냈던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100% 자회사 수퍼브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수퍼브는 하이브가 지난 2019년 8월에 인수한 리듬 게임 개발사다. 방시혁 전(前) 대표는 “게임이 우리의 주력 분야인 음악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퍼브는 지난 2월 BTS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노래를 활용한 리듬게임 ‘리듬하이브’를 출시했다.

하이브가 수퍼브를 통해 개발한 게임 '리듬하이브'. /하이브 제공

하이브는 이번 흡수합병을 기점으로 게임 개발에 직접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지난 2019년엔 넷마블(251270)과 협업해 BTS의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BTS월드’를, 올해 초엔 자회사 수퍼브를 통해 ‘리듬하이브’ 등을 만들었지만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이브는 수퍼브 흡수합병을 비롯해 본사에 게임사업부문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임 개발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하이브는 최근 게임 기획 담당 경력 직원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 4월에도 이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 디자이너 등 모바일 게임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하이브가 올린 채용 공고에 따르면, 이들은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퍼즐류 게임이나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모바일 게임 개발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의 게임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과거 넥슨코리아 대표를 맡았던 박지원 대표다. 박 대표는 2003년 넥슨에 입사해 지난 2014년 37세란 젊은 나이에 넥슨코리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박 대표는 지난해 5월 하이브에 영입됐고, 지난달 단독 전문경영인(CEO)으로 선임됐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의장 역할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CEO 직함을 달고 있던 윤석준 대표 역시 미국 법인인 하이브아메리카를 이끌면서 박 대표가 보다 주도적으로 하이브를 경영할 수 있게 됐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 /하이브 제공

하이브가 게임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수익 다각화가 꼽힌다. 게임은 하이브의 주력 사업모델인 아이돌과 더불어 MZ세대들이 즐겨 이용하는 콘텐츠다.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036570)는 올해 1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오프라인 공연이 미뤄지는 점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요인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내년에 직접 개발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이브는 음악에 기반을 두고 아티스트 IP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사내 소규모 게임 개발팀을 세팅한 지 6~7개월정도 됐다. 내년 초·중순 경에는 하이브에서 직접 개발한 게임을 팬여러분께 서비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수퍼브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보다 68%가량 줄고, 영업손실은 약 56% 늘어나는 등 수익성 확보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출시한 게임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게임 개발에서 고민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