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전망한 HMM(011200)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치는 5조88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HMM이 2023년까지 조(兆) 단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HMM이) 내후년엔 수익이 날지 적자가 될지 몰라서 정상화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HMM을 두고 기대감과 위기감이 공존하는 배경엔 해운시장 구조와 HMM의 특성이 맞물려 있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컨테이너선 신조선 인도량이 2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영 실적이 개선되면서 컨테이너선 발주량을 늘려왔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1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안팎이었던 컨테이너선 신조 인도량은 2023년 210만TEU로 증가한다. 그만큼 선복 공급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해운업계에선 코로나 사태로 꼬인 물류망 회복과 맞물려 선복이 증가하면 해상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HMM은 올해 상반기에 2조40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컨테이너선 사업이 98.9%(2조3810억원)를 차지했다. 사실상 컨테이너선 운임에 따라 HMM의 실적이 결정되는 구조다. 운임 하락폭이 커질수록 HMM 실적도 나빠진다.
글로벌 선사들과의 몸집 격차 역시 더 벌어질 전망이다.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각 선사가 인도받을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MSC 90만TEU ▲CMA CGM 52만TEU ▲코스코 58만TEU ▲하팍로이드 41만TEU ▲ONE 21만TEU ▲에버그린 70만TEU 등이다.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발주한 HMM은 16만TEU로 다른 선사들보다 적다.
HMM의 이자비용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HMM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4137억원을 냈다. 현재 약 3조3000억원의 영구 전환사채가 발행돼 있는 상황인데, 2022년 4월부터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6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금리가 현재 3%에서 6%로 상승한다. 이후 매년 0.25%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이 같은 '스텝업' 조항은 2023년 4000억원, 2024년 9600억원 등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발행한 CB에도 붙어있다. HMM이 중도 상환하거나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자비용이 계속 증가한다.
HMM의 수익이 올해보다는 줄어들 수 있지만, 적자가 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치킨게임'을 벌이던 때처럼 컨테이너선 운임이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환경규제와 맞물려 선복량만큼 폐선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운시장이 주요 선사들로 압축된 상황에서 굳이 저운임 전략을 다시 꺼낼 이유가 없다"며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선사마다 투자해야 할 곳이 늘고 있어 적정 운임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MM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선박의 비중이 커진 점도 긍정적이다. HMM은 2만4000TEU급과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사선 비중이 65.2%를 넘어섰다. 과거처럼 운임이 하락하더라도 고가의 용선료 부담을 덜 짊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 시장이 전망하기 어려워지면서 기대도 걱정도 큰 것 같다"며 "결국 HMM이 번 돈으로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