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사인 SK(034730)㈜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소재 부문에 2025년까지 5조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첨단소재 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SK머티리얼즈와 합병을 통해 확보한 글로벌 투자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지분가치를 현재 7조원에서 2025년 25조원 이상으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같은 기간 1조1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15일 SK㈜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첨단소재 파이낸셜 스토리(중장기 성장전략)를 공개하며 “고부가, 고성장 신규 영역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글로벌 협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1위 첨단소재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는 반도체 및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의 지주사업 부문과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 투자 역량과 SK머티리얼즈 사업 역량을 결합해 첨단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번 투자는 이 계획의 연장선상이다.
이번 SK㈜의 첨단소재 투자는 ▲반도체 소재 ▲전력·화합물 반도체 ▲배터리 소재 등 세 분야로 나눠 실행된다. 올해 기준 SK㈜의 직접 보유 지분을 반영한 순투자지분가치는 7조원이다. SK㈜는 2025년까지 연결 기준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해 2023년 15조원, 2025년 25조원 이상의 가치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첨단소재 부문에서 창출되는 EBITDA 역시 올해 기준 1조1000억원에서 2025년 3조4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SK㈜는 전망했다.
먼저 전체 투자금 중 가장 많은 2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소재의 경우 실리콘 웨이퍼, 특수가스 등 기존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강화함과 동시에 고부가 가치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신규사업으로는 ▲극자외선(EUV) 포토 등 핵심소재의 국산화 ▲자연형광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세대 기술의 선제적 개발 ▲이미지센서(CIS)용 컬러 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및 합작사(JV) 설립 ▲하이엔드 패키지 소재 영역 진입 등을 꼽았다. SK는 반도체 소재의 2025년 총 매출·EBITDA가 2025년 각각 4조7000억원, 2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웨이퍼인 SiC 웨이퍼와 전력·화합물 반도체에는 1조원을 투입한다. SK실트론이 보유한 SiC 웨이퍼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의 핵심 소재·제품의 국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SiC 웨이퍼의 경우 7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3만장에서 2025년 60만장으로 늘리고, 전력·화합물 반도체 역시 같은 기간 3000억원을 넣어 생산능력을 연간 2000장에서 8만5000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SK㈜는 “웨이퍼-에피(Epi)-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확보해 글로벌 톱 화합물 반도체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소재엔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다만 이중 1조원은 SK㈜가 지분을 보유한 중국 동박회사 왓슨이 자체적으로 투자한다. SK㈜는 현재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과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음극재·양극재와 탄소나노튜브(CNT) 등을 추가해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음극재의 경우 SK머티리얼즈가 전날 미국 음극재 기업 G14와 합작사를 설립, 경북 상주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내년 완공돼 2023년부터 본격 양산된다. 양극재 역시 3분기 중 합작사를 설립하고 4분기중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3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이 외에도 SK㈜는 전기차(EV) 충전기 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EV 인프라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2025년 매출·EBITDA 목표는 각각 3조1000억원, 9000억원이다. 올해 3000억원, 600억원 대비 각각 10배, 15배 늘어나는 셈이다.
투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선 먼저 SK㈜의 총자산 규모가 150조원에 달하는 만큼 재원 확보는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5월 SKC(011790)·SK실트론·SK머티리얼즈와 함께 일본에 설립한 전문 투자법인과 글로벌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