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액화석유가스(LPG) 트럭 보조금을 대당 100만원 삭감하고 지급 대상도 당초 목표보다 5000대 줄였다. 정부는 LPG 트럭 보조금을 줄여 전기트럭 확대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LPG 업계에서는 LPG트럭 보조금을 줄일 경우 전기차가 아닌 디젤트럭 수요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LPG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LPG트럭 보조금 축소 방안을 담은 2022년도 예산안을 국회 제출했다. 예산안에는 그동안 대당 400만원씩 지급하던 LPG트럭 보조금을 300만원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연간 지원 목표도 2만5000대에서 2만대로 낮췄다. 2023년에는 보조금 제도를 아예 폐지한다.
환경부는 당초 내년도 예산 초안에 LPG트럭 보조금을 200만원으로 줄이고 대상도 현행 연 2만대에서 1만5000대로 축소하는 방안을 담았다. 그러나 LPG 업계와 화물업 종사자들이 반발하자 보조금 삭감 폭을 다소 줄였다. 그러나 2023년에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은 유지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7월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며서 LPG 트럭 지원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었다. 정부는 LPG트럭 보조금 지급 대상을 현 2만대에서 2022년 2만5000대, 2023년 3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그린뉴딜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을 정도로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그런데 환경부가 1년만에 이를 뒤집고 보조금을 축소하고 2023년엔 폐지키로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LPG 차량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친환경차'로 보고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었다. LPG트럭은 디젤트럭에 비해 배출가스가 90%가량 적다.
환경부는 LPG 트럭 보조금을 줄여 전기트럭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디젤 트럭을 늘리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LPG 트럭인 기아의 봉고3의 출고가는 1529만원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디젤 트럭을 폐차하고 봉고3을 구입하면 정부 지원금 400만원을 받아 112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던 디젤트럭이 5등급 노후 디젤차였다면 추가로 폐차 지원금 600만원을 받아 차값은 529만원까지 내려간다. 보통 디젤트럭의 출고가는 1700만~1800만원 선이다. LPG트럭은 디젤 차량보다 출력이 약하고, 수동변속기(스틱)만 생산되는 등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LPG트럭을 구매하는 것은 이런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1톤 트럭은 연간 15만대 가량이 판매되는데 현재 국내에서 출고할 수 있는 전기트럭은 3만여대에 불과하다. 가격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2400만원)을 받을 경우 1700만원 수준으로 디젤트럭과 비슷하다.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을 감안할 때 LPG트럭 보조금을 완전 폐지하면 비슷한 가격인 디젤트럭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LPG업계 관계자는 "LPG협회와 화물차연대 등 이해 관계자들이 보조금 축소에 반대 의견을 제출했지만, 결국 보조금 폐지를 막지 못했다"며 "1톤 트럭을 많이 사용하는 영세 자영업자나 농어촌 지역 주민들은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전기트럭을 구매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음에도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