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수요 증가로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004020)이 올해 3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스코는 영업이익 2조7000억원, 현대제철은 7000억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포스코가 올해 3분기에 매출(연결기준) 18조2300억원, 영업이익 2조2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분기 영업이익 2조2010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달 들어 영업이익 전망치를 2조7000억원까지 올려잡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3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이 3분기 매출 5조9800억원, 영업이익 62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7000억원을 웃도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철강재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9월 열연강판 출하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다. 지난 7월 톤당 10만원 인상 이후 2달만이다. 철광석 가격이 지난 9일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톤당 130.26달러로 지난 7월초보다 40%가량 떨어지면서,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빗나갔다.
중국이 철강 수출을 줄이고 수급이 빡빡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지난달 철강재 수출량은 505만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 늘었지만, 지난 7월보다는 10% 줄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에 조선용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 가격을 40%가량 올린 데 이어 자동차용 강판 가격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용 강판은 국내외 가격이 유사한 추세로 움직이는데, 최근 일본 도요타가 강판 가격을 톤당 2만엔(약21만원) 인상했다. 철강업계는 지난 5월에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4년만에 톤당 5만원 올리는 데 성공했었다.
공급도 탄력이 붙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에 산재사고로 당진제철소 1열연공장이 한 달 가까이 멈췄으나 3분기에는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가 지난달 23일부터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점거하고 있어, 장기화 시 조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와 시장 모두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다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는 통상 철강업계의 비수기로 꼽힌다. 중국이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때까지 감산 압력을 유지할 계획이고, 수요가 받쳐주고 있어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건설·자동차·가전·조선 등 수요산업이 잘 나갈지가 관건”이라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실적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