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으로 동래공장을 이전해야 하는 방산업체 풍산(103140)이 수천억원대의 땅값 차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풍산의 최근 3년간 연간 영업이익은 평균 약 900억원으로, 땅값 차익은 수년치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대체 부지 유력 후보지인 기장군 군수가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어 이전이 수월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 7월 말 센텀2지구 개발에 따른 풍산금속 부산사업장(해운대구 반여동)을 기장군으로 이전하는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조성 규모는 기장군 일광면 일원 85만5253㎡(약 25만평)로, 유치업종은 1차 금속 제조업 등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18일 이 같은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 의견협의 공문을 기장군에 보냈다.

센텀 2지구 개발사업은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 195만㎡의 땅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부산시가 2015년부터 추진 중이다. 사업 개발을 위해서는 해당 부지의 약 53%를 차지하고 있는 풍산 공장의 이전 논의가 불가피하다. 이에 2016년부터 부산시가 풍산 대체부지를 물색했고, 부산 기장군 일광면 부지가 사실상 선정됐다.

부산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감도. /부산시 제공

풍산은 지난 1981년 국방부로부터 192억여원을 들여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부지를 사들였다. 이곳 가격은 그린벨트 해제 이전인 지난해 기준 약 5600억원으로 전해졌다. 이전할 부지의 땅값은 800억원 가량으로, 풍산은 약 4800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풍산 이전 소식에 기장군 군수와 기초의회 의원들이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기장군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 군수는 부산시청 앞에서 풍산의 기장군 일광면 일원 이전을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부산시로부터 공문을 받은 지난달 18일부터 주말과 휴일을 포함해 매일 시위에 나서고 있는데,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장군은 지난달 27일 투자의향서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부산시에 회신한 바 있다.

오 군수를 비롯해 기장군이 풍산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지역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데다가, 기장군을 제외한 채 풍산에 특혜를 주는 사업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장군은 풍산이 이전할 지역의 97%가 보전녹지 지역으로 환경이 파괴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근에는 8만여명이 거주하는 정관신도시를 비롯해 주거 중심지가 있어 주민 재산권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규석 기장군수가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기장군 제공

오 군수는 "기장군은 국가와 부산시의 원자력발전소, 산업단지 조성으로 큰 피해를 보고 살아왔는데, 이제 하나 남은 달음산 근린공원 앞까지 방산업체가 들어오려고 한다"며 "부산시와 풍산이 수십여 차례 교섭을 하면서도 주민들에게는 일체의 설명 없이 기장군 이전을 검토한 점에 대해 주민들의 분노와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도 내린 것이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풍산 측이 지난 7월 사업장을 기장군으로 이전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풍산 측이 의향을 시에 물어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기장 주민과 협의해 결정해야 할 중대한 사안으로 시는 어떠한 긍정적인 답을 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풍산은 센텀2지구 개발과 부지 이전의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풍산 관계자는 "센텀2지구 개발로 인한 공장 이전은 부산시 정책에 따른 것으로, 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풍산은 부산시 산업과 시민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