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올해 4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 2조70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이래 최대 규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원전과 석탄 대신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및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났지만, 여론 눈치보기 탓에 전기요금은 원가 대비 저렴한 수준을 유지한데 따른 것이다.
6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2021~2025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는 연결 기준 3조84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발전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한전만의 개별 적자 규모는 4조3845억원이다. 지금까지 한전의 역대 최대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연결 기준 2조798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4조4000억원의 영업적자가 전망되나, 내년 이후 연료비 조정요금 반영 등으로 영업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해 4조8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탄소중립 정책 이행을 위해 저렴한 에너지원의 이용 비중을 줄이면서 비용 부담이 늘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재무계획을 수립할 때까지만 해도 올해부터 내년까지 평균 유가가 배럴당 52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계획에선 배럴당 평균 62.5달러로 예상치를 10.5달러 높여잡았다. 석탄발전 이용률 역시 올해부터 2024년까지 평균 7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 전망치는 현재 55.3%로 14.7%포인트(p) 낮아졌다.
반면 들어오는 돈은 오히려 줄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료비 조정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국제유가 급등에도 올해 전기요금은 단 한번도 오르지 않았다. 한전은 재무개선 자구노력 중 하나로 "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위한 원가기반의 요금 체계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