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10곳 중 7곳이 원자재 가격과 해상 운임 상승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중에서 자동차·부품, 섬유, 석유화학 등이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수출기업 523개사(대기업 51, 중소기업 472)를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72.3%가 수출에 차질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부품(79%), 철강·비철(79%), 선박(78%), 기계류(77%), 섬유(73%), 석유화학 (71%) 순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의한 수출 차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선박, 기계 등은 지난해보다 70~90%가량 가격이 오른 냉연강판, 후판, 선철 등 철강 제품의 영향을, 섬유와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영향없음 67%), 문화콘텐츠(60%), 플랜트·해양건설(48%), 전기전자 (35%), 해운(33%) 등은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이 덜했다.
수출기업 절반 이상(50.3%)은 원자재가격 상승을 수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평균 가격 인상률도 4.1%에 그쳤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수출품 가격을 올렸다고 답한 기업이 34%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 폭에 비해 수출품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기업들은 평균 7.1%가량 수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수출기업들은 또 해상 운임 상승에 따라 66.9%가 수출에 차질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심각한 차질'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37.1%)보다 해상 운임 상승 영향(39.7%)이 소폭 높아, 운임 부담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4502.65로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산업별로 자동차·부품(83%), 섬유(81%), 석유화학(74%), 철강·비철(73%), 기계류(70%) 순으로 해상운임 상승에 의한 수출 차질 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에 해상물류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산업들이다.
수출기업들은 물류비 절감 방안에 대해, 절반이 넘는 58.7%가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선적거래조건 변경(18.9%), 통관 수수료율 재협상(7.2%), 공동 물류 활용(5.4%), 물류전문기업 아웃소싱(4.9%), 고객사에 물류비용 전가(1.4%) 순이었다.
해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대기업의 주력 수출분야는 항공물류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중소기업들은 해상물류 이용률이 높은 산업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있다"며 "지속적인 해상운임 상승 시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