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임금교섭 절차에도 돌입했다.
5일 노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 노조와 만나 2021년도 임금·복리후생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교섭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달 26일 회사에 임금·복리후생 협상 교섭요구서를 전달했다.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은 회사는 노동조합법에 따라 일주일간 해당 사실을 사내에 공고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노조 측은 임금교섭 협상안을 준비 중으로, 본격적인 임금 교섭은 추석 연휴 이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무노조 경영'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전자는 노조와 임금교섭 없이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해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무노조 경영을 철폐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이후로 삼성전자 내 노조는 세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출범 2년 만에 조합원 수가 약 4500명으로 늘었다.
이미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올 초 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 등 총 7.5%의 2021년도 임금 인상을 합의한 상태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대 수준으로, IT 기업들의 파격 연봉 인상에 따른 삼성 내 불만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곧 있을 임금교섭에서 노사협의회가 합의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창사 52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조 활동 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내용을 합의한 단체협약 교섭과 달리, 구체적인 임금 인상률과 복리후생 제도를 놓고 협상하는 임금교섭에선 노사 간 이해충돌로 갈등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회사와 임금교섭을 진행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노사협의회 합의 수준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올해 6월 첫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간부를 중심으로 2주 넘게 파업을 벌이다 결국 기존 임금인상률을 받아들였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노사협의회가 정한 기존 임금인상률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할 계획이라 노사 간 의견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