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이 출범 10년 만에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제2 창업에 준하는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기존 전통 석유화학 기업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도시유전이란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것을 말한다.

SK지오센트릭은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인 '브랜드 뉴 데이'를 열고 새로운 사명을 공개했다. 지난 2011년 옛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096770))의 석유화학 부문에서 물적분할해 탄생한 지 10년 만의 사명 변경이다. 지오센트릭은 지구와 토양을 뜻하는 '지오(geo)'와 중심을 뜻하는 '센트릭(centric)'을 조합한 것이다. 새로운 사명은 9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된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 추진, 탄소 중립 비즈니스 모델 개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SK종합화학 제공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한국 최초 석유화학회사에서 세계 최고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기반한 도시유전 기업으로 탈바꿈해 플라스틱 순환 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SK지오센트릭'을 새로운 사명으로 채택했다"며 "ESG 경영을 기반으로 폐플라스틱 순환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1차 목표로 SK지오센트릭의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연간 90만톤(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설비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이에 더해 친환경 소재 확대 등 2025년까지 국내외에 약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7년까지는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연 250만t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해마다 전세계 바다로 흘러 들어 가는 폐플라스틱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나 사장은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성장률은 12% 수준이며, 2050년 600조원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그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25년에는 친환경 및 재활용 영역에서 기존 비즈니스를 상회하는 6000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해 재무적으로도 완벽하게 그린 컴퍼니(Green Company)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K지오센트릭은 ▲차세대 재활용 기술 확보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3R 솔루션 개발 ▲친환경 소재 확대 및 친환경 원료 도입 등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까지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우선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이며 열분해 후처리 기술은 자체 개발을 하고 있다. 특히 오염된 단일재질과 복합재질 플라스틱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용매 추출, 해중합 및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해외 파트너들과 기술 도입,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 지분투자 등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에 공장을 신증설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정부지자체 및 기존 중소업체와의 상생 협력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단계부터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등 전 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키로 했다.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Reduce) ▲친환경 소재로 대체(Replace) ▲재활용을 용이하게(Recycle) 하는 '3R 솔루션'을 통해 고객의 친환경 니즈를 충족시키는 한편, 친환경 소재 및 원료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는 자동차 소재의 경우 경량화를 통해 차량 연비 개선 및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하며, 패키징 소재의 경우 성능은 유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SK지오센트릭은 친환경 소재들의 생산능력을 연 50만t 수준에서 2025년 연 190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바이오 유분과 열분해유를 원료로 적극 도입해 석유로부터 나온 플라스틱 양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조단위 투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서원규 전략본부장은 "저희가 필요한 재원은 2025년까지 5조원인데, 기존 비즈니스에서 매년 5000억원 캐시(현금)가 창출되고 있는데다 친환경·리사이클 비즈니스에서도 향후 캐시 창출이 가능해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자르는 부분에 대해선 ESG 펀드, 합작사(JV) 등 다양한 옵션을 개발해 투자재원이 부족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지오센트릭은 JV로만 1조7000억원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사장은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 "이 사업이 단순히 '착한 일'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비즈니스로서 인정받을 때 IPO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IPO가 됐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