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구직급여(실업급여) 하한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며, 하한액 수급자가 80%를 넘는 비정상적 수급구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나치게 높은 구직급여 하한액은 구직활동 저해 등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최저임금에 연동돼 있는 현 구조는 기금 재정건정성 훼손의 주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구직급여 하한액의 최저임금 연동방식을 폐지하거나, 연동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구직급여 상·하한액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임금 대비 구직급여 하한액 비율은 42%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한액 비율(42%)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상한액 대비 하한액 비율 역시 구직급여 상·하한액이 모두 있는 OECD 19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경총 제공

우리나라 구직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에 연동된 반면, 상한액은 정액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돼다 2018~2019년 상승했다. 하한액의 경우 1995년 최저임금의 50%였다가 2000년 90%까지 올랐지만 2019년 80%까지 다시 내려왔다. 상한액은 1995년 일 3만5000원에서 2017년 일 5만원까지 서서히 오르다 2018년 일 6만원, 2019년 일 6만6000원 등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상한액 대비 하한액 비율 역시 1995년 13.4%에서 올해 91.1%로 증가 추세다.

최저임금이 지속 인상됨에 따라 구직급여 하한액도 함께 상승했다. 이로 인해 2019년 기준 구직급여 수급자 중 하한액을 받는 이들은 2000년 7.6%에서 2008년 52.6%, 2019년 81.2%로 늘어났다. 반면 평균임금 50% 수급자 비중은 2019년 기준 4.2%에 불과해 비정상적 수급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경총은 "지나치게 높은 구직급여 하한액은 저임금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구직급여 의존도를 높여 구직활동을 저해하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높은 하한액은 짧게 일하고 잦은 이직을 하면서 반복적인 구직급여 수급을 조장하고, 실업자의 구직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급여 하한액이 최저임금에 연동돼 있는 시스템은 기금의 재정건전성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경총의 주장이다. 경총은 "구직급여 지출액은 2017년 5조원에서 2019년 8조1000억원으로 61% 증가했는데, 이는 구직급여 상·하한액 인상, 지급수준 상향, 지급일수 연장 등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구직급여 지출액은 11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5%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급여계정 지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직급여 증가로 실업급여계정은 2018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과도하게 높은 구직급여 하한액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최저임금에 연동된 하한액은 고용보험기금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구직급여 하한액의 최저임금 연동방식을 폐지하거나 연동할 경우 연동비율을 60%로 낮추고, 구직급여를 지급할 때 무급휴일(토요일 등)을 제외해 기금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실직자들의 적극적 구직활동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