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올해 2분기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손실분을 공사손실충당금 명목으로 회계에 반영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17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액은 1조74억원으로 집계됐다. 7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작년 2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94억원을 기록해 작년 2분기 대비 45.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조122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상반기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2~3년간 저조한 수주로 인한 매출 급감과 건조중인 제품의 고정비 부담 증가를 꼽았다. 여기에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등 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약 8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회계에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공사손실충당금이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미리 잡아놓은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해양공사 주문주의 클레임 청구 등 분쟁으로 발생한 약 3000억원의 충당금도 반영했다.
앞서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010140)도 강재 가격 인상에 따라 공사손실충당금을 회계 장부에 반영하면서 각각 8973억원, 43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으로 직전 반기 대비 톤(t)당 30만원 이상 오른 100만~11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는 후판 가격이 철강업계 주장대로 인상될 경우 조선 3사가 부담하게 될 비용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신규 수주가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 77억달러(9조614억원)의 82.2%인 63억3000만달러를 달성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15억3000만달러의 4배에 달한다. 수주잔량도 216억달러로 2년 이상의 조업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카타르로부터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돼 수주목표 초과 달성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