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가석방 심의를 통과했지만, 또 다른 재판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사법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외에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관련된 1심 재판을 받고 있고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와 관련한 정식 재판도 오는 19일부터 받을 예정이다. 삼성물산(028260)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12일 재개된다. 이 재판은 지금까지 총 10차례 공판기일이 진행됐는데,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법정 구속된 이후 매주 목요일마다 재판을 받아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달 19일에는 장영채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판사 심리로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1차 공판이 열린다. 당초 이 부회장을 약식기소(재판 없이 벌금형 등을 선고해달라 요청)했던 검찰은 이후 정식 재판 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그를 공판에 회부했다. 이 부회장이 이달 13일에 출소하더라도, 가석방날 앞뒤로 서울중앙지법에 다른 재판으로 연이어 출석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남은 재판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취소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석방 실효조항(형법 74조)에 따르면 가석방 중 새롭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가석방을 취소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가석방 형기 종료일인 내년 7월 안에 삼성물산 부당 합병 재판과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 재판 결과가 나오면, 이 결과에 따라 가석방 취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재용(사진 가운데)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은 모습. /삼성전자 제공

그러나 약 1년 안에 두 사건의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사건의 경우 해당 사건 피고인이 11명에 달하는 데다가, 법리적으로 복잡한 사안이어서 1심 재판의 결론이 단기간 내 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 해당 형법 조항이 오는 12월 개정 시행을 앞둔 점도 변수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석방 기간 중 새로 저지른 범죄에 한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만 가석방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