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화물기로 전환한 여객기가 지난 1일 1만회 운항을 달성했다. 작년 3월 인천~호치민 노선을 시작으로 화물전용 여객기를 띄운 지 1년 5개월 만이다.
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해 8월 1일까지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65개 노선에 화물전용 여객기를 1만회 투입해 세계 각지로 수송한 물량은 40만톤(t)에 달한다. 1회 왕복 기준 40t, 편도 기준 20t씩 수송한 셈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대부분의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자 선제적으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했다. 작년 3월 기준 38회 운항했던 화물전용 여객기는 현재 월 800회 이상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은 기내 좌석 위 짐 칸인 오버헤드빈, 여객기 좌석 공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안전 장치인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 좌석을 장탈하여 화물을 탑재하는 ‘CFL’(Cargo Floor Loading)을 활용하는 등 국토교통부, 항공기 제작사와 함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통해 화물 탑재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발생 직후 여객기 수송 화물이 월 1만6000t 수준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월 4만t 이상으로 증가한 상태다. 여객기를 정상 운영하던 시기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긴급히 발생하는 방역 관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며 항공편을 편성하고 있다. 진단키트, 방호복, 마스크 등 방역용품은 화물전용 여객기의 주요 화물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인도에 화물전용 여객기를 100회 이상 투입하여 방역 물자를 수송했다. 미국 볼티모어 공항에는 진단키트 전세편을 운항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독일,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도 방역 물품들을 수송 중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역대 최장거리 운항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 6월 12일 코로나 진단키트 등을 실은 KE8047편이 인천~마이애미 구간을 경유없이 운항했는데, 14시간 42분 동안 1만 3405km 비행 기록을 세우며 종전의 최장거리 기록을 갱신했다. 대한항공은 “긴급한 수요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존에 운항하지 않던 노선이라도 적극적으로 항공기를 띄우고 공급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화물전용 여객기는 최근 물류난 개선에도 일조하고 있다. 해운 공급난 심화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운용 가능한 여객기를 최대한 가동하며 긴급 수출입 물류 지원을 위한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중소 화주를 위한 물류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와 협력하여 작년 인도네시아, 일본 등으로 중소 수출기업 전용 전세편을 편성한 데 이어, 올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행 화물 정기편에 별도로 전용 공급량을 설정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수출입 물동량이 늘어나는 하반기에는 화물전용 여객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적극적인 공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물류 수출입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