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및 6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의 독주가 이어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1위 탈환을 위해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삼성SDI(006400)SK이노베이션(096770)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각각 5, 6위를 달리고 있다.

2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세계 79개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14.1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45GWh) 대비 153.7% 늘어났다.

SNE리서치 제공

제조사별로는 중국 CATL이 34.1GWh로 1년 전(10.2GWh)보다 234.2% 성장했다. CATL의 점유율은 29.9%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사용량 28GWh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24.5%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6월 10.4GWh에서 169.8% 늘어난 수준이지만, 순위는 1위에서 한계단 내려갔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성장률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5.9GWh로 전년 동기(2.9GWh)보다 107.3% 늘었지만 점유율은 6.4%에서 5.2%로 줄어 순위도 한 계단 하락한 5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2.3GWh에서 5.9GWh로 162.3% 늘었다. 점유율은 5.0%에서 5.2%로 6위를 유지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가 주 요인이다. SNE리서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3,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호조에 따라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삼성SDI는 피아트 500과 아우디 E-트론 EV 등의 판매 증가가,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아이오닉 5, 코나 일렉트릭(유럽) 등의 판매 증가가 급성장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전체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점유율 6.9%로 4위를 차지한 BYD는 배터리 사용량이 1년 전 2.6GWh에서 올해 1~6월 7.8GWh로 203.6% 늘었다. CALB(7위) 역시 0.8GWh에서 3.2GWh로 314.8% 성장률을 기록했고, 궈쉬안(8위)도 0.7GWh에서 2.2GWh로 225.7% 늘었다. 반면 일본계인 파나소닉은 올해 1~6월 사용량 17.1GWh로 점유율 3위(15%)를 차지하긴 했지만 성장률은 69%로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 6월만 보면 전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5.4GWh로 전년 동기(11.3GWh) 대비 124.7% 증가했다. 제조사별로는 역시 CATL이 7.7GWh로 점유율 30.1%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고, LG에너지솔루션이 6.3GWh로 그 뒤를 이었다. 1~6월 합산에선 삼성SDI 뒤에 있던 SK이노베이션이 6월 집계에선 삼성SDI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중국 시장의 팽창이 지속되고 CATL과 BYD 등을 필두로 한 중국계 업체들의 유럽 시장 공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3사가 겪게 될 경쟁 환경이 더욱 거칠고 험난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3사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전략 등의 재정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