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면제국에 한국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명의의 건의 서한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프란스 티머만스 EU 그린딜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에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EU가 탄소누출 방지를 명분으로 역외 생산 제품의 탄소배출량에 대해 수입업자가 인증서를 구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2023년부터 해당 제도 적용 품목을 EU로 수입하는 자는 연간 수입량에 따라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대상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등 5가지지만 2026년 확대될 수 있다.
전경련은 건의 서한에서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이 전세계의 탈탄소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동종 상품에 대해 원산지를 근거로 수입품과 역내생산품 간 차별적인 조치를 하는 것은 자유무역 규범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탄소저감을 명분으로 하는 이번 제도가 자국 산업보호를 위한 새로운 무역장벽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의 원칙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운영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EU와 유사한 배출권 거래제(탄소가격 의무적‧공적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제도 적용 면제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EU 집행위도 EU와 같은 탄소 가격 적용국은 CBAM 적용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한국의 제도 시행을 인정하고 있다. 전경련은 "한국이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한국의 노력을 감안하여 한국이 CBAM 적용 면제국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도 CBAM 도입시 큰 피해가 우려되는 러시아, 터키 등 관련국과 EU에 공동 대응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국가이며, 기후변화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응을 위해 기업들이 마른 수건을 짜내듯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규제가 아닌, 선진국의 최첨단 기술 공유, 기후변화 펀드의 확대 지원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