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올해 전력 공급 능력을 늘렸지만 폭염과 산업생산 증가에 따라 급증한 전력 수요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국민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비상 상황이 닥치면 주요 고객들에게 절전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22일 전력 사용량은 올여름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날 한국전력은 “올해 전력 수요 피크 시기인 8월 둘째주의 전력 공급 능력이 9만9174메가와트(MW)로 지난해(9만7951MW) 대비 1123MW(1.2%) 증가했지만, 폭염으로 인한 냉방수요 증가와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로 예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전은 올해 냉방수요가 역대 최악의 폭염이었던 2018년보다 최저 338MW에서 최대 3838MW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에 따른 반도체, 자동차, 기계장비 등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업종의 전력 사용량 역시 전년 대비 적게는 5.9%에서 많게는 15.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전체 전력 사용량은 올해 1~7월 누적 30만5416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증가율만 보면 한전이 늘린 전력 공급량(1.2%)의 3배가 넘는 셈이다.
한전이 전력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주요 수단은 고객들에게 절전을 요청하는 것이다. 한전은 “전력수급 비상상황을 대비해 159호의 고객들과 긴급절전 수요조정 약정을 체결해 885MW의 수요자원을 확보했다”며 “전력판매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계약전력 3000kW이상 대용량 고객 1만1967호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전력수급 상황 공유 및 피크 시 절전안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는 전력사용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의 전력설비를 사전 점검 및 교체하고, 전력계통 과부하 해소, 공동주택(아파트) 정전 예방을 위한 진단 및 신속복구 지원 체계 점검을 실시했다. 한전은 “하천 제방 및 침수 지역 등 23만9124개의 취약개소와 빗물 펌프장 및 배수장 등 취수설비 2289개의 전력설비를 특별 점검했고, 과부하가 예상되는 변압기 약 3000대도 교체했다”고 말했다.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한다며 지난 21일 전력수급 비상훈련도 실시했다.
한편 절기상 대서(大暑)인 이날 전국에서 강력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 사용량이 올여름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최대전력 발생 시간은 오후 4~5시, 최대 전력은 91.1GW로 예상된다”며 “이 시간대의 공급 예비력은 7.8GW(공급 예비율 8.6%)로 ‘정상’ 상태일 것이며, 전력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력당국은 예비력이 5.5GW 이상이면 정상 상태로 판단한다. 하지만 발전기 고장이나 이상고온 등 돌발 상황까지 대비하려면 예비력은 10GW 이상, 예비율도 10% 이상이어야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날 최대전력수요가 예상치대로 오르면 전날(88.9GW) 경신한 올여름 들어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역대 여름철의 최고치는 111년 만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7월 24일의 92.5GW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