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회장의 LX그룹이 올해 5월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뒤 첫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쯤 그룹 상장사들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 증권가에선 그룹 계열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좋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LX그룹은 앞으로 신사업 진출을 통해 그룹 외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 LX 상장사 3사 시총, 1년 사이 2배 커져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LX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2분기 대비 275% 늘어난 1137억원이다. 지난 1분기에 달성했던 역대 최대 기록인 1133억원을 다시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발전량 증가에 따른 석탄 가격 상승 등으로 에너지·팜 사업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연탄 가격이 2018년 고점 당시 가격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3분기 이후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여기에 물류 사업도 물동량 증가로 이익률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연합뉴스

국내 1위 반도체 설계 기업인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대비 586% 늘어난 63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공급 부족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했다. DDI는 디스플레이 생산 핵심장비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가전, 자동차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업계 괸계자는 "최근 디지털 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패널 업체들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DDI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DDI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테리어 자재 1위 기업인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5억원이다. 이는 작년 2분기 대비 123% 증가한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실내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주택시장 공급 사이클 진입에 따라 신규 착공이 늘면서 건자재 수요까지 늘었다.

지난 1년간 LX그룹 3사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LX세미콘,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의 시가총액은 4조원 안팎으로 1년 전보다 배 이상 늘었다.

LX홀딩스는 지난 1일 자·손회사들이 신설 지주사로 편입된지 2개월 만에 'LX' 신규 사명으로 공식 변경했다. 사진은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LX하우시스 'LX지인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강남' 전시장 건물에 설치된 간판. /LX그룹 제공

◇ 상장 3사, 사업 목적에 신사업 추가… 외연 확대 총력

LX그룹은 앞으로 신사업에 진출해 그룹 외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핵심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종합상사로서 주력했던 물류사업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의료·보건 분야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 목적에 7개 분야를 새로 추가했다. 구체적으로 2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니켈, 리튬 광산 개발뿐 아니라 수력 발전 등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과 탄소배출권, 폐기물·폐배터리 처리 사업 등에 손을 뻗을 계획이다. 특히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 'CEIV Pharma'를 보유한 자회사인 LX판토스를 통해 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트레이딩 사업도 키워나갈 계획이다.

LX세미콘도 기존 사업 목적인 반도체 설계 및 제조 항목에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응용부품의 설계·제조· 설계용역·판매·유지보수 등을 추가해 사업 확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DDI를 넘어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자동차용 반도체 등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LX하우시스도 기존 사업 목적에 유료직업소개사업, 학원운영업 등을 추가해 소상공 대리점의 직원 채용 및 교육 지원으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LX그룹 관계자는 "일종의 맞춤형 전략"이라며 "자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견고한 성장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X그룹은 이달 1일 전 계열사 사명 앞에 LX를 붙이면서 본격적인 그룹 출범을 알렸다. 지주사인 LX홀딩스(383800)도 같은날 본점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종로구 LG광화문빌딩으로 옮겼다. 최근엔 구본준 회장의 아들 구형모씨도 LG전자 일본 법인에서 LX그룹에 합류,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됐다. LX그룹은 현재 대외 광고를 통해 그룹 인지도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LX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LX그룹의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면, 앞으로는 LX그룹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중점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모습. LX홀딩스는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종로구 LG광화문빌딩으로 본점 소재지를 변경했다. LG광화문빌딩에는 LX인터내셔널과 LX판토스가 있다. /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