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액화석유가스(LPG) 화물차(1톤 트럭) 지원사업' 확대 정책을 환경부가 1년만에 뒤집어 논란이 일고 있다. LPG트럭에 대한 보조금 예산을 삭감해 전기트럭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 오히려 디젤 차량만 늘리는 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6일 LPG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내년부터 LPG트럭에 대한 보조금을 현행 대당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이고 대상도 연 2만대에서 1만5000대로 축소하기로 했다. 2023년부터는 아예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디젤트럭을 폐차하고 LPG트럭을 구매한 운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직접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자료를 보면 정부는 LPG트럭 보조금 지급 대상을 현 2만대에서 2022년 2만5000대, 2023년 3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LPG트럭은 디젤트럭에 비해 배출가스가 90%가량 적다. 그린뉴딜에 LPG트럭 보조금 확대 정책이 포함된 것도 LPG트럭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환경부가 1년만에 그린뉴딜에 포함한 정책을 폐기하고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환경부는 이렇게 삭감한 예산을 전기트럭 보조금 지급 사업에 쓴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LPG트럭의 특성을 이해 못한 정책으로 오히려 디젤트럭을 늘리는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LPG트럭은 주로 서민들이 생계를 위해 구매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LPG 트럭은 기아(000270)의 봉고3가 유일하다. 출고가는 1529만원으로 디젤 트럭을 폐차하고 봉고3을 구입하면 정부 지원금 400만원을 받아 112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던 디젤트럭이 5등급 노후 디젤차였다면 추가로 폐차 지원금 600만원을 받아 차값은 529만원까지 내려간다. 보통 디젤트럭의 출고가는 1700만~1800만원 선이다.
LPG트럭은 디젤트럭에 비해 출력이 약하고 수동변속기 모델만 판매하고 있어 그동안 인기가 없었다. 매해 수백대 정도가 판매됐는데, 정부가 2019년 보조금 정책을 시작하면서 그해 3600대가 팔려나갔다. 지난해는 9057대, 올해 1분기에만 2596대가 판매됐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1768대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LPG트럭이 수동변속기 모델만 생산되는 것은 워낙 생계형 구매자가 많아 최저 사양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차량에 대한 보조금 삭감한다는 것은 서민 지원 정책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기트럭 보급 확대라는 명분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내년에 현대차(005380),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공급할 수 있는 전기트럭 물량은 3만5000대 수준으로 추산한다. 차량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공급 물량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1톤 트럭의 연간 수요는 15만대 수준인데, LPG트럭 보조금이 없어지면 전기트럭 대신 디젤트럭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 전기트럭인 포터EV의 경우 공식 가격은 4060만~4274만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2400만원)을 받으면 실구매액은 1700만원 안팎이다. 디젤트럭과 비슷한 수준이고, 보조금을 적용한 LPG트럭보다 600만원가량 비싸다.
환경부는 LPG트럭 가격이 충분히 저렴해 보조금을 폐지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운행 시간이 길고 화물을 싣고 다니는 1톤 트럭 특성상 지금도 디젤트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조금까지 폐지되면 더이상 LPG트럭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LPG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로 LPG를 많이 택하고 있다"며 "환경부가 국내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전기차에만 몰두해 LPG트럭 보조금을 폐지하는 황당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