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에서 20석 규모의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이달 초 매장에 키오스크(무인 주문 단말기) 1대를 도입했다. 최근 점심 시간대 직장인 손님이 많아지면서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을 고민했으나, 인건비 부담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A씨는 "키오스크 1대가 아르바이트생 1인분의 몫을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달 렌탈비가 5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는 훌륭한 편"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키오스크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주문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기계다.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까지 키오스크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약 35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06년 600억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14년간 6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2018년 키오스크 시장 보고서를 낸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키오스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3.9%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키오스크 업계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보편화된 데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인상된 점에 주목했다. 키오스크 서비스 업체 넥스트페이 지광철 대표는 "인건비에 민감한 소상공인들이 최근 키오스크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오른 만큼 키오스크 수요는 견고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키오스크의 가격은 대당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주 40시간 근로자의 내년도 최저 월급이 238만원(주휴수당, 4대 보험료 포함)인 점을 고려할 때, 키오스크를 두 달만 운영해도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키오스크 렌탈 서비스도 인기다. 약정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매달 2만~10만원이면 키오스크 1대를 빌릴 수 있다. 최근에는 통신사 제휴를 통해 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매출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키오스크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다. 2015년 매장에 키오스크를 처음 도입한 맥도날드는 전체 매장의 약 70%인 280여 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KFC는 이미 2018년 주요 프랜차이즈 가운데 최초로 전국 모든 매장 200여곳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맘스터치도 전체 1300여개 매장 가운데 33%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국내 키오스크 기업의 매출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전국에 제휴 매장 3000곳을 지닌 인바이오젠(101140)의 키오스크 사업 부문 매출액은 2019년 30억원에서 지난해 76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키오스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1%에서 74%까지 뛰었다. 넥스트페이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00% 이상 성장했다. 연말까지 작년 연간 매출액의 500%인 3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키오스크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2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키오스크를 출시했다. 일명 '삼성 키오스크'는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 예측뿐 아니라 재고 관리 등을 해주는 게 특징이다. LG전자(066570)도 현재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의 진출을 두고 업계에선 키오스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키오스크 시장이 중소업체 위주였던 이유는 업종에 따라 키오스크의 크기, 형태가 다양해 소품종 대량생산의 대기업 생산 체제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키오스크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대기업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조차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있다"며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한 전 업종에 걸쳐 무인화 서비스 수요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약 203억달러(23조원)로 추정된다. 연평균 글로벌 시장 성장률은 12.3%로, 오는 2028년까지 510억(58조원)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