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 인원이 1200명을 넘어서면서 4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자 여름 성수기를 앞둔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시행에 맞춰 국제선 재개 채비를 갖춰왔는데, 코로나가 재확산세를 보여 여객 수요가 타격을 입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사이판 등과 맺은 트래블버블 시행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정부의 트래블버블 시행 추진에 따라 국제선 항공편 재개를 준비 중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사이판과 트래블버블 협정을 맺었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의 방역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해 일반인의 여행 목적 국제선 이동을 재개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정부는 사이판과 시행 일정 등에 대해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이판 외에도 싱가포르, 태국, 괌 등 우수방역국가·지역과도 트래블버블을 추진 중이다.

공항 내 저비용항공사(LCC) 발권 데스크 모습.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앞다퉈 국제선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제주항공(089590)은 오는 24일부터, 티웨이항공(091810)은 오는 29일부터 사이판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대한항공(003490)에어부산(298690)은 각각 다음달 5일, 12일부터 괌 노선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212명으로 집계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달 말 예정된 사이판과의 트래블버블 시행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맺어진 트래블버블 합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본격 시행 일정은 각 국가별 방역 상황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협의 결과에 따라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4차 대유행 조짐에 따라 여객 수요의 회복 기회가 사라질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여객 수요는 꾸준히 회복 중이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집계된 국내선 여객 인원은 311만5300여명이었다. 작년 5월 대비 65% 늘어났다. 국제선 여객 인원은 같은 기간 50.3% 늘어난 20만65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과 비교하면 한달 사이 국내선은 14만(4.7%)명 늘었고, 국제선은 2만8300명(15.9%) 증가했다.

항공사들은 수익의 대부분이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에서 나오는 만큼 이번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추진되는 트래블버블에 기대가 컸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이번 트래블버블 시행을 여객 수요가 회복하는 변곡점으로 판단했다”라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 백신 접종 후 해외 여행을 준비했던 이들까지 계획을 철회할까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실적 부진은 올해 2분기에도 나타날 전망이다. 화물 사업 부문을 키워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올해 2분기에 각각 1061억, 2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기가 없는 LCC의 경우 이 기간에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803억원, 진에어는 536억원, 티웨이항공은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