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벌크선) 등 해상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선대 확장에 나섰다. 과거와 같은 저(低)운임 구조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이날 기준 3905.14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119.74포인트(3.2%) 상승했다. 지난 5월 7일 3095.16 이후 8주째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SCFI는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전 세계 노선의 스팟(spot·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을 종합해 매주 발표한다.
주요 수출로의 운임이 크게 올랐다.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9254달러로 지난주보다 310달러 올랐다. 처음으로 9000달러대에 진입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같은기간 228달러 오른 FEU당 4944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은 지난주보다 307달러 올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786달러를 기록했다. 지중해 노선도 TEU당 6655달러로 일주일새 141달러 상승했다. 나머지 노선 운임 역시 지난주보다 ▲지중해 141달러 ▲중동 119달러 ▲호주·뉴질랜드 175달러씩 올랐다.
벌크선 운임도 석탄과 목재, 곡물 등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전날 3338을 기록했다. 이틀전인 지난달 29일에는 3418까지 오르며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한달만에 3000선을 회복한 이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해상 운임이 뛰면서 글로벌 선사들은 잇따라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크기의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만이다. 대만 에버그린도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지난달 중국 조선소에 주문했다. HMM(011200)도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6척씩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지난달 29일 발주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201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선사가 조선소에 발주했지만 아직 인도되지 않은 컨테이너선(오더북·order book) 규모도 크게 뛰었다. 지난달 기준 473척, 4970만DWT(재화중량톤수·화물을 실을 수 있는 무게)로 1년새 척수로는 45.5%(148척), 무게로는 114.2%(2650만DWT) 증가했다.
선사들이 해상 운임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운임은 기형적인 수준이어서 물류망이 회복하면 꺾이겠지만 그렇다고 이전처럼 저가 운임체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