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디지털세 과세를 추진하자 경제계가 기업의 세부담 급증을 우려하며 정부와 경제계의 대응을 촉구했다.
2일 송승혁 대한상공회의소 조세정책팀장은 "한국 경제는 IT 수출 비중이 높고 주력 산업인 반도체 기업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국내 순세수의 감소가 우려된다"며 "글로벌 최저세율이 설정되면 전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이 높아져 우리 기업들의 세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 정부와 경제계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 역시 "시장소재지국 과세권한 강화는 당초 디지털서비스 기업의 조세회피 방지 목적을 위해 논의가 시작됐는데, 합의 추진안은 사실상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조세회피 행위와 무관한 정상적인 기업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글로벌 최저한세 역시 국가 간 건전한 조세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조세회피행위 방지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써 제한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며 "OECD가 향후 민간 경제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의 디지털세 합의안을 발표했다. 글로벌 다국적 대기업들이 실제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과세권을 배분하고, 대국적 기업에 대한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가 디지털세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연간 기준 연결매출액 200억유로(27조원), 이익률 10% 기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과세 대상인데 두 기업이 이 기준을 충족 또는 근접했기 때문이다. 현재 안대로 확정되면 이들 기업은 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의 최고 30%에 대한 세금을 해외 시장 소재지국에 내게 된다.
이들 기업의 글로벌 이익 일부가 해외로 배분되면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은 각각 9조9373억원, 1조4781억원이었는데, 이중 일부가 시장 소재국으로 배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