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사들이 예정된 운항 일정을 지켰는지 보여주는 '정시성(Schedule Reliability)'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연쇄 효과로 이어지는 높은 해상 운임과 선복난도 계속될 전망이다.
1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컨테이너선의 정시성 평균은 38.8%였다. 컨테이너선 10척 가운데 6척이 운항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34개 노선, 60여개 선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노선의 정시성 평균은 지난 3월 40.3%에서 4월 39.2%로 하락한데 이어 5월까지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30.6%포인트 하락했다. 5월말부터 중국 선전시 옌톈(盐田·yantian)항의 부분 폐쇄 문제가 불거진 만큼 6월 정시성도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씨인텔리전스는 "컨테이너선사의 정시성이 35~40%라는 낮은 수준에서 일정하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선박이 예정보다 얼마나 늦게 도착했는지 보여주는 지연 일수도 5월 기준 5.86일로 전달보다 0.05일 소폭 증가했다. 지난 2월 6.96일보다 개선됐으나 코로나 전 평균 4.1일보다 길어진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아시아~북미 노선에서 401척이, 아시아~유럽 노선에서 144척이 14일 이상 일정보다 늦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4일 이상 지연한 선박은 총 아시아~북미 노선 388척, 아시아~유럽 노선 69척이다. 5개월동안 발생한 장기 지연 사례가 9년치보다 많았다.
선사별로 봐도 모든 선사가 지난해보다 정시성이 크게 하락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 머스크가 46.2%로 높았고, 이어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41%였다. HMM(011200)은 32%였고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30% 수준이었다.
하팍로이드와 MSC 등 일부 선사들은 정시성을 개선하고,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항만 선적·하역 문제부터 육상 물류까지 이어지는 적체 문제를 선사들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오히려 성수기 진입에 따라 할증료 등이 더 부과될 예정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질은 떨어졌는데 비용은 갈수록 비싸지는 구조"라며 "아쉬운 쪽이 참아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