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첫 공식 대외활동을 개시했다. 40년 가까이 친분을 이어온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만나 한·미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는데, 이 자리엔 김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배석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퓰너 회장을 만나 만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퓰너 회장이 코로나 이후의 한미동맹 방안 등에 대해 모색하는 국내 컨퍼런스 참가를 위해 방한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날 김 회장의 대외 활동은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처음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5년을 받고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취업제한이 풀린 올해 2월 7년 만에 복귀했다. 김 회장은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을 맡고 있다. 당시 한화그룹은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은 등기 임원을 맡지 않고 미래 성장전략 수립, 글로벌 사업 지원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김승연 회장과 에드윈 퓰너 회장은 코로나 이후의 한·미 공존과 번영, 한·미 우호관계 증진 방안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 자리에는 김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상무는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이 나눈 대화 중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후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 관심 있게 경청했다"고 전했다. 황진우 한화생명 경제분석실장 전무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의 친분은 1980년대 초반 시작돼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퓰너 회장은 두 사람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한·미 현안, 국제 정치·경제 질서 등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만남을 가져왔다. 퓰너 회장은 1973년 미국의 정책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 설립에 참여한 후 2013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걸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미국 내 대표적인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