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KF-21)를 제작하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해킹이 의심되는 상황에 대해 지난 28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30일 밝혔다.

KAI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보안 강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로 국민들께 우려를 안겨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KAI가 해킹당한 것을 인정했다. 하 의원은 “한국형 전투기 시리즈를 생산하는 KAI 해킹이 사실이라면 최신 국산 전투기인 KF-21의 설계도면이 탈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KAI 해킹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동일범인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인 ‘킴수키(kimsuky)’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KF-21 보라매는 공군의 장기운용 전투기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에서 영공수호를 담당할 차세대 전투기다. 지난 9일 시제 1호기 출고식을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지상·비행시험을 거쳐 개발 완료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방산업체 및 관련 분야 연구기관들에 대한 해킹 사례가 확인된 건 지난달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KAI는 지난 5월 초 ‘이메일 피싱사기’에 당해 영국 업체가 아닌 범행에 이용된 계좌번호로 약 16억원을 송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