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상반기에만 연간 수주 목표치를 70% 이상 달성했다. 도크(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를 채운 만큼 제값을 받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HMM(011200)으로부터 1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6척을 8881억원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계약건으로 올해 연간 수주 목표 77억달러 가운데 55억달러(71.4%)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캡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까지 올해 수주 목표의 35.6%만 채워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브라질 최대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로부터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를 1조948억원에 수주한데 이어, 지난 18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1조1225억원)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조(兆)단위 계약을 2주 연속 따내며 목표 달성률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일찌감치 목표치 70%선을 넘겼다. 전날 HMM으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 6척을 포함 총 146척(해양플랜트 2기 포함)·129달러규모의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연간 목표치 149억달러의 86.6%를 채웠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총 48척·59억달러어치의 건조계약을 체결해 올해 수주 목표치 91억달러의 64.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목표치를 78억달러에서 상향 조정했다. 기존 목표치를 기준으로 보면 달성률은 75.6%다.

조선사들은 수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기보다 수주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선가 올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선박 건조 비용에 20%가량을 차지하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이 하반기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어 선가 인상이 중요해졌다.

선가 자체는 오름세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는 현재 138을 넘었다. 연초보다 11포인트가량 오르며 2014년 7월(140)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세계 선박 건조 가격 평균을 100으로 기준잡아 지수화한 것으로, 높을수록 선가가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발주가 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유가 인상과 함께 플랜트나 FPSO관련 대규모 계약 가능성도 커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