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건설업체 성정과 투자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
성정과 이스타항공은 24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서 김유상·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 형동훈 성정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본계약을 맺었다. 형 대표의 부친인 형남순 성정 회장도 함께 했다. 인수대금은 약 1100억원이다. 성정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성정은 100억여원의 계약금을 지급했고, 유상증자 시행에 맞춰 잔금을 내면 인수가 마무리된다. 이스타항공은 인수대금 활용 방안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성정은 일주일가량 진행될 예정이던 정밀 실사를 생략하고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채무와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과의 합의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현재 퇴직금과 직원 체불 임금 등 공익채권 약 800억원에 정유사와 항공기 임대업체, 카드사 등에 갚아야 하는 회생채권은 1850억원규모의 채무를 지고 있다. 이르면 오는 8월까지 투자금으로 공익채권은 모두 갚고,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과 회생채권 변제 비율을 조율할 예정이다.
통상 채권단과 장기상환이나 출자전환 등으로 채무 규모를 줄이는데 난항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야 당연히 채무조정 규모를 최소화하고 싶을텐데, 이번 거래에는 차순위 인수예정자까지 있어 협상 과정에서 조율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투입돼야 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1월 국내선부터 운항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달 고정비가 50억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1000억원 이상의 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형남순 회장은 자금력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 개인 자산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5년 안에 이스타항공이 여객기 16대, 화물항공기 3~4대를 운영하는 흑자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형 회장은 “앞으로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겠지만 하나씩 잘 진행해 나가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