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1조원에 인수한다. 이로써 지난 2015년 삼성의 방산·화학계열 4개사를 2조원에 인수했던 한화와 삼성간 빅딜이 6년 만에 마무리됐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20.05%)과 삼성SDI(4.05%)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을 1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대금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3차례에 걸쳐 나눠 내게 된다. 두 회사의 보유 현금으로 올해 1차 대금을 지급하고, 내년부터 지급할 2~3차 대금은 앞으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에서 나눠내기로 했다.

1조원은 한화와 삼성의 협상을 통해 합의된 금액이다. 이에 대해 한화 측 관계자는 "2015년 빅딜 이후 6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변한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실적과 미래 사업에 대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법하게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후 한화종합화학 지분율은 한화에너지가 52%, 한화솔루션이 48%가 된다.

한화-삼성 빅딜 일지./한화

앞서 한화는 지난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당시 삼성이 보유한 종합화학 지분 24.1%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최근 한화종합화학 상장 절차를 진행해온 한화는 당분간 상장보다는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변화를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상장이 갑자기 철회된 것은 아니고, 상장을 진행과 삼성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협상을 병행하다 지분 인수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한화종합화학이 수소혼소·수소유통, 친환경 케미칼 제품 사업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이번 빅딜 완성을 계기로 수소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화도 본격화한다. 한화토탈 대산 공장의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 사업,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로 한화·삼성 빅딜 시즌1이 마무리됐다"면서 "시즌2는 미래 전략 사업을 본격 추진해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