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가 4분기 연속 상승하면서 2017년 3분기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반면 원자재 수급 문제와 인건비 인상 부담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2021년 3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 결과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보다 8.8포인트 상승한 98.3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보다 23.1포인트 높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견련 관계자는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국내 및 해외 수요 증가 등 투자와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정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중견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기전망지수가 100보다 크면 다음 분기 경기를 전분기 대비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반대라는 의미다.

제조업 부문 경기전망지수는 1차 금속, 전자부품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97.7)를 기록했고, 비제조업 부문 전망지수도 2018년 4분기(100.6) 이후 가장 높은 98.7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1차 금속(105.6)이 전분기보다 14.1포인트 상승해 두 자릿수 증가폭을 이어갔고, 전자부품도 4분기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하며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비제조업 부문도 출판·통신·정보서비스(112.5)와 운수 업종(100.0)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내수와 수출 전망지수도 각각 98.6, 98.1을 기록, 4분기 연속 상승했다. 특히 제조업 부문 수출전망지수(100.7)는 2019년 2분기(101.0) 이후 9분기 만에 긍정적으로 올라섰다. 제조업생산전망지수 역시 4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가 101.3까지 상승했다. 생산설비투자전망지수는 전분기보다 4.7포인트 오른 102.3으로 2018년 3분기 이후 12분기만에 긍정적으로 전환했다.

다만 원자재조달전망지수는 자동차·금속 업계 전반에 걸친 원자재 부족 문제로 전분기보다 3.1포인트 하락한 88.8로 조사됐다. 자동차 업종의 원자재조달전망지수는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은 85.1을 기록했다.

중견기업들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내수 부진(45.9%), 인건비 상승(38.9%), 업체 간 과당 경쟁(36.1%), 원자재 가격 상승(28.7%) 등을 꼽았다. 전분기보다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는 9.3%포인트 감소했지만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어려움은 오히려 2.5%포인트, 3.1%포인트씩 증가했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중견기업의 기대감이 상승한 것은 다가올 코로나19 너머를 바라보는 희망”이라며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증가, 반도체 수급 리스크 등 최근의 위기 상황은 물론, 매년 반복되는 인건비 상승 압박 등 기업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해소하기 위한 과감한 정책전환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