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감을 알면 돈이 된다.' 촉감은 몸을 덮고 있는 피부를 매개로 해 오감 중 가장 방대한 감각으로 꼽힌다. 촉감은 태아가 자궁에 있을 때 발달하기 시작하는 최초의 감각으로 '감각의 어머니'로도 불린다. 접촉을 매개로 하는 촉각의 특성상 백신 보급 활성화 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큰 분야다. 아울러 촉감 비즈니스는 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더욱더 감성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수준 발전 요인도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다양한 촉감 비즈니스의 세계를 살펴보고, 전문가들의 관련 시장 전망도 취재했다. [편집자 주]

리처드 키어니 미국 보스턴칼리지 철학과 석좌교수. 영국 왕립 아카데미 회원, '터치,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감각의 회복(2021)' 저자 / 보스턴칼리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류에게 촉각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의 일상화에 따라 접촉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된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이든 만지기 위해, 또 만져지기 위해 손을 뻗는 일이다. 이는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계는 봉쇄조치 기간 중 코로나19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그리워하며 울부짖는 비극적인 광경을 목도했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초래한 비극이다.

피부는 신체에서 가장 넓은 감각기관이다. 이에 따라 촉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광범위한 감각으로 평가된다. 평균적으로 성인은 약 22㎡의 피부로 덮여있다. 촉각은 혈압을 낮추고, 기분을 전환하고 소화와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인간의 건강과 웰빙을 위해 필수적인 감각이다.

최근 통계는 팬데믹 기간에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이들이 이로 인해 상당한 우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매일 100회 이상 확인하며 삶의 많은 부분을 실제 경험보다는 대리만족으로 채우고 있다. 팬데믹에 따라 부각된 디지털 시대의 역설은 초연결성 가상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제공하는 '터치스크린'이 우리의 실제 삶과의 연결을 끊는 출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많이 연결될수록, 인간은 더욱더 외로워진다. 기술은 물리적인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지만, 실제로 상대와 가깝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촉각은 우리에게 '더블 센세이션(이중 감각)'을 전달하기 때문에 다른 감각과 구별된다. 만진다는 것은, 만져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닿아있는 것을 상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 어디에도 닿지 않고 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로 이 점이 다른 감각 경험과 구별되는 촉각 경험의 특별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촉각은 진실을 알고 있다"라고 했다. 촉각이 인간을 '진짜'와 맞닿게 하기 때문이다. 촉각은 한 사람을 기버(giver·주는 사람)이자 리시버(receiver·받는 사람)로 만든다. 촉각은 공감의 원천이 된다는 의미다.

디지털 시대는 인류를 점점 더 깊은 고립감과 우울로 밀어 넣는다. 그 누구도 디지털 기술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혁신과 장점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같은 변화 에는 무엇인가 빠진 게 있다. 소위 말하는 '물질주의' 문화가 이렇게까지 '비물질적'인 적은 과거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간의 삶이 눈부신 디스플레이에 지배당하고 있는 '광학적인(optocentric)'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연결적이고 공생적인 세계로 옮겨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진짜 과제는 시각(보여지는 것)과 촉각(만져지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접촉의 위기'는 인류의 거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팬데믹의 경험이 향후 다양한 촉각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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