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등이 소속된 하이브(352820)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주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꼽히는 에스엠(041510) 등의 시총이 1조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몸값이 무려 10배 가까이 비싼 것이다.

16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2.48% 오른 28만9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시총이 10조2000억원을 넘었다. 코스피(KOSPI) 시가총액순위로는 38위다. 하이브 주가는 올해에만 82.9% 상승했는데, 최저가였던 지난해 10월 30일(14만2000원)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올랐다.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월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새 기업 브랜드 ‘하이브’를 알리는 ‘뉴 브랜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윤석준 글로벌 CEO, 박지원 HQ CEO. /유튜브 캡처

하이브와 함께 주요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등의 시총은 모두 1조원 내외다. 15일 종가 기준 이들 기업의 시총은 SM엔터 1조1961억원, JYP엔터 1조4660억원, YG엔터 9659억원이다. 증권가는 하이브의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조25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4% 높은 239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의 성장 배경으론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이 꼽힌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ENHYPEN(엔하이픈) 등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은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월드 앨범' 차트에서 상위 5위 안에 모두 들었다. BTS의 앨범 ‘MAP OF THE SOUL : 7’, ‘BE’, ‘LOVE YOURSELF 結 ‘Answer’'이 1·2·3위를 차지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의 정규 2집과 미니 2집이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저스틴 비버가 소속된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BTS의 높아진 글로벌 파급력과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미국 팝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이타카홀딩스 인수 효과가 반영돼 매 분기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며 “BTS의 온라인 팬미팅 티켓 매출로만 최소 2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스쿠터 브라운 이타카홀딩스 대표, 스콧 보세타 빅머신 레이블 그룹 CEO, 저스틴 비버, 세븐틴, BTS가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축하하고 있다. /하이브 제공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도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위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0% 증가한 219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하이브 총 매출의 41%에 해당한다. 위버스는 가수의 각종 메시지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공개 플랫폼으로,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에서는 굿즈(MD·기획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하이브는 위버스 몸집 불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위버스컴퍼니를 통해 지난 1월 네이버의 팬덤 플랫폼 ‘브이라이브(V LIVE)’ 사업을 양수했는데, 내년 중 플랫폼을 통합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버스와 네이버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면서 이 작업은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위버스는 또 YG엔터, FNC엔터테인먼트(에프엔씨엔터(173940)) 등 다른 기획사도 파트너십을 맺어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위버스는 올해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통합 플랫폼 출범으로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