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HMM(011200)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이 컨테이너 하나를 옮기면서 얻는 이익도 1년 새 10배 안팎 뛴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업계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만 적체가 심해지면서 운임도 올랐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은 "선사들이 해도 너무 한다"고 토로한다.
16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HMM은 올해 1분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세전이익(EBIT)이 970.8달러(약 108만원)에 달했다. 씨인텔리전스가 조사한 7개 글로벌 선사 가운데 TEU당 EBIT이 가장 높았다. 이스라엘 ZIM이 TEU당 EBIT이 835.5달러로 2번째로 높았다. 이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644.4달러 ▲중국 COSCO 600.6달러 ▲독일 하팍로이드 504.1달러 ▲프랑스 CMA CGM 451.1달러 ▲머스크 419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1분기만해도 하팍로이드의 TEU 당 EBIT이 64.1달러로 가장 높았는데, 올해 1분기에는 8배 가까이 늘었다. COSCO는 18.7배 급증했다. 씨인텔리전스는 "올해 1분기 전세계 해운사가 69억9000만달러(18조9000억원)의 세전이익을 냈다"며 "특히 주요 11개 선사는 지난 10년 가운데 가장 많이 벌었을뿐만 아니라 10년치 1분기 세전이익을 모두 더해도 올해 1분기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HMM은 TEU당 EBIT이 머스크의 2배가 넘는데 대해 비용절감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HMM 관계자는 "2016년부터 고강도 비용절감 활동을 이어왔고, 지난해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투입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운임이 비싸다고 하는데) 외국적 선사보다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현재의 해상 운임이 항만 적체 → 선박 운항 지연 → 선복량(적재능력) 감소 →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본다. 의도적으로 운임을 올린 것이 아니라 시장 원리가 작동했다는 취지다. 특히 국내 해상 운임 가격만 내려가면 중국으로 선대가 쏠려 배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수출기업들은 선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물류비 부담으로 공장을 멈추거나, 아예 폐업한 사례까지 나왔다. 기계제조업체 관계자는 "1년전에 비해 배가 달라진 것도 아니고, 컨테이너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도 아닌데 운임만 계속 오른다"며 "선사들이 여러 이유를 대지만 지금 해상 운임은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전날 화주단체 대표 중 처음으로 HMM과 고려해운을 방문, 수출기업들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회장은 "수출은 최근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선복 스페이스(공간) 부족과 해상운임 급등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며 "수출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포기하게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확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수출기업의 어려움에도 해상 운임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올해 2분기 TEU당 EBIT은 고운임에 힘 입어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기준 3703.93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SCFI 1분기 평균(2780.13)보다 2분기 평균(3166.84)이 현재까지 13.9%가량 높다.